씨티 3분기 순익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 웃돌아
대손충당금 규모 축소가 어닝서프라이즈 견인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은 이날 3분기 순이익이 94억4000만 달러(약 10조8466억 원), 주당 2.93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증가한 것이자 팩트셋 집계 전문가 전망치인 주당 2.23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결과다.
3분기 매출은 299억4000만 달러로 전문가 예상치보다 15만 달러 더 많았다. 대손충당금 규모가 직전 분기 105억 달러에서 6억1100만 달러로 크게 줄었고, 주식·채권 거래 순익이 66억 달러로 30% 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 수입도 9% 증가했다. JP모건의 총 예금액은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씨티그룹도 전문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지난해보다 순익이 크게 감소했다. 씨티의 3분기 순이익은 32억3000만 달러, 주당 1.4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팩트셋 집계 전문가 전망치는 주당 91센트였다.
씨티의 3분기 매출은 173억 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172억 달러를 약간 웃돌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 줄었다. 씨티그룹의 대손 충당금은 직전 분기 70억 달러에서 22억6000만 달러로 줄었다. 트레이딩 부문 순익은 46억6000만 달러로 17% 늘었다.
JP모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경기 회복세가 아직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씨티는 내년 미국 실업률 추정치를 기존 5.9%에서 6.4%로 상향 조정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5.5%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 역시 내년 실업률이 7%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은행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일시적인 결과일 수 있다”며 “더 많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더 많은 공적 지원이 없으면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월가의 대형 은행이 보통 상대적으로 부유층에 속하는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 은행의 신호가 왜곡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어닝서프라이즈는 은행들이 대손충당금 규모를 줄인 덕분인데, 앞으로 경제 상황이 계속 좋아지지 않으면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놔야 한다. 주요 고객인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고, 개인 고객들도 수백만 명이 실직 상태여서 이대로 가면 은행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