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 전문가 "코로나 가을·겨울 재유행 시작"
-뉴욕증시 주요 지수 닷새 만에 하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 업체들이 잇따라 임상 시험을 중단하면서 연내 백신과 치료제 공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가을·겨울철 재확산까지 시작됐다는 경고에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출렁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약업체 일라이릴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 시험을 위한 지원자 모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몰리 매컬리 일라이릴리 대변인은 “안전이 가장 큰 문제”라며 “독립적인 데이터 안전감시위원회(DSMB)가 임상 시험 중단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일라이릴리는 중단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시험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로 한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발표했다. 일라이릴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NIAID)의 지원을 받아 단일클론 항체치료제 LY-CoV555를 개발해왔다.
전날 존슨앤드존슨(J&J)이 백신 3상 임상을 돌연 중단한 지 하루 만에 일라이릴리의 치료제 임상 중단 소식까지 들리자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업체가 안전 문제로 임상을 중단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자 백신에 대한 신뢰도는 타격을 입을 위기에 놓였다. 보통 길게는 10년까지 걸리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1년도 채 되지 않는 초단기간에 완료하려던 제약업체와 각국 시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백신 개발 과정에서 속도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던 의료·보건 분야 전문가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에릭 토폴 스크립스 병진과학연구소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3상 임상이 일시 중단을 겪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카를로스 델 리오 에모리대학 감염병 전문가도 “이 분야에서 임상 중단은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며 “제품 개발 라인이 상대적으로 적으니 (임상 중단이) 더 흔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임상 중단 소식에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닷새 만에 하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5% 떨어졌고, 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0.63%, 0.10% 떨어졌다.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은 우려하던 코로나19 가을·겨울철 재유행이 찾아왔다고 경고했다. 이날 CNN방송에 따르면 피터 호테즈 미국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지난달 초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근 가장 낮은 3만~3만5000명 선으로 내려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5만 명까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게 바로 모두가 우려했던 가을·겨울철 재유행”이라고 덧붙였다.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북서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양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파른 재확산의 신호탄”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봉쇄 조치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