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ㆍ편의점이 와인에 공들이는 까닭은?

입력 2020-10-21 15:03수정 2020-10-21 17:1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집객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와인 등 주류 강화에 나섰다. 주류는 오프라인에서만 구입이 가능해 고객들의 발걸음을 직접 매장으로 이끄는 효과가 탁월하다. 여기에 와인은 가격대가 높아 매출 방어 효과에도 한몫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높다.

대형마트ㆍ편의점, 코로나19로 매장 찾는 발길 줄어 걱정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올해 2월 구매 건수 증감률은 -16.1%를 기록했다. 감염증이 우리나라는 본격적으로 휩쓴 3월에는 -22.8%로 급감했고, 물류센터 발 재확산이 본격화된 5월에도 -18.1%로 급감했다. 6월부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다소 형편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6월터 8월까지 구매 건수는 각각 -15.0%, -14.9%, -13.7%로 집계됐다.

구매 건수는 고객들이 얼마나 점포를 방문하는 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온라인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대형마트의 구매건수는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연속 두자릿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기는 산업부 통계 작성 사상 최초다.

편의점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3월 -15.3%를 찍으며 사상 최악의 구매건수 증감률을 보인 편의점 역시 4월에는 -15.9%로 더 떨어졌다. 당초 다중 집객 이용시설에 대한 공포로 반사익이 예상됐지만,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오피스 상권과 학원가의 모객에 어려움이 따랐다. 다만, 6월부터 8월까지는 -6.7%, -5.0%, -8.6%로 한자릿수로 하락폭을 축소했다.

구매 건수가 역신장하는 가운데 한번 들러 많이 사는 구매 단가가 높아지고 있어 그나마 매출의 급격한 추락을 방어하고 있지만, 포스트코로나 이후 이같은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의식도 높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장 우려하는 바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에 맛들이는 것”이라며 “매장 방문 고객 수가 줄어 포스트코로나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이마트)

가격대 높고 차별화 가능한 ‘와인’ 사러는 매장에 온다?
이런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꺼내든 카드가 주류 강화다. 현재 전통주를 제외하고 소주와 맥주, 와인 등은 쿠팡과 G마켓, 11번가, 마켓컬리 등 온라인에서는 살 수가 없다. 주류 구입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점포에 꼭 들러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와인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아 매출 방어에도 도움이 된다. 9% 내외 수준으로 알려진 담배 마진과 달리 주류 마진은 이보다 높은 20~30%대에 이르는데 와인은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카테고리다. 다양한 품목으로 차별화가 가능해 미끼 효과도 탁월한 데다, 햄과 치즈, 새우 등 함께 구매하는 안주 가격대 역시 높다.

아울러 이마트는 신세계L&B, 롯데마트는 롯데주류 등 와인 수입 계열사가 있어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제조업체의 입김이 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하이트’·‘테라’, OB맥주의 ‘카스’에 비해 유통채널의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저가 와인을 출시해 소비자들이 쉽게 와인을 접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가 4900원짜리 ‘도스코파스‘를 내놓자 롯데마트가 4800원짜리 ‘나투아‘에 이어 6월에는 3900원짜리 ‘레알 푸엔테’로 맞대응했고 홈플러스도 이달초 4990원 짜리 ‘라 로슈’ 와인을 출시했다.

유통업계 전략은 속속 통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올해 3분기(7~9월) 와인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71.4% 신장했다. 특히, 와인 구매 고객 중 처음으로 와인을 구매하는 고객 비율이 55%로 초저가 와인이 와인 시장의 저변확대에 도움을 주는 모양새다. 금액대별로는 1만 원 이하는 66.4%, 1~3만 원은 28.7%, 3~5만 원은 48.0%, 5~10만 원의 와인은 51.7%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에서도 최근 3년간 700여 개의 카테고리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와인이 올해 처음으로 연 매출 순위 10위에 등극했다. 와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018년 22위였던 와인은 2019년 12위로 무려 열 계단 상승했고, 올해는 대표적인 생필품인 인스턴트커피와 스낵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10위에 올랐다. 매출 상승률은 전년 대비 약 27%다.

스마트 오더 등을 통해 와인을 강화하고 있는 편의점 역시 와인 매출은 크게 올랐다. GS25도 올해 1월 부터 9월까지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4.1% 증가했고, 같은기간 이마트24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90%, 재작년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8.5배나 증가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