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태백산맥'과 '아리랑' 등의 저자인 조정래 작가가 자신의 친일파 관련 발언을 '광기', '극우'라고 비난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게 "대통령 딸까지 끌어다가 조롱했는데 사실확인도 하지 않았다"며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정래 작가는 15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중권 전 교수의) 공개적인 진정한 사죄를 요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조정래 작가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착 왜구라고 부르는 일본 유학파,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민족 반역자가 된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 안에 잠재돼 있는 극우적 경향이 주책없이 발현된 것"이라며 "이게 대한민국 문인의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조정래 작가는 "'아리랑을 쓴 작가로서 이영훈이라는 사람이 선생님 문제를 진실하지 않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가'라는 질문에 분명히 '토착왜구'라고 대상을 한정하고 발언했다"며 "그런데 언론이 핵심적인 중요한 주어부를 빼버리고 일본에 유학 갔다 오면 전부 친일파 된다는 식으로 그 문장만 집어넣어서 기사를 왜곡함으로써 이렇게 일파만파 오해가 생기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래 작가는 "토착왜구라고 우리가 부르고 있는 그 사람들이 일본에 유학을 갔거나 연수를 갔거나 다 일본과 접촉하고 들어와서 이렇게 변질해버렸다"며 "토착왜구로 불리지 않는 사람들은 (민족 반역자에) 해당이 없고 일본 유학 갔다 와서 더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이 강화된 분들도 많다"고 부연했다.
그는 "30~40년 전부터 '아리랑'을 쓸 준비를 하면서 우리 민족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고 냉정하게 생각했고 일본은 지난 과거 역사의 문제를 전혀 반성하지 않고 마치 우리를 무시하듯이 해 왔다"며 "그런데 우리와 정반대로 독일, 이스라엘, 프랑스 같은 나라들이 (역사에 대해) 단호하고 철저하게 처벌해오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해야 민족정기가 바로 서고 사회정의가 바로 서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문제가 많은 것은 그로부터 매듭을 풀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며 그래서 그런 맥락에서 토착왜구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고, 이들을 엄단하기 위해서 새로운 법(친일 청산)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권에 대해 "사실 확인을 저한테 하지 않은 채로 신문 보도된 것만 가지고 말을 하니까 시끄러워졌다"며 "오늘부로 그러한 소모적인 논쟁 그만하시고 국민 전체를 위한 민생 국회로 빨리 돌아가시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