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당할 순 없다”…독일 빌헬름슐츠 바가지 인수한 버핏, 결국 소송전

입력 2020-10-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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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슐츠, 기업 가치 5배 부풀린 혐의 파산으로 손배액 지급 여력 없어 대리인이었던 국제 로펌 존스데이 고소 소송서 이기면 버크셔 상반기 233억 달러 손실 적게나마 만회 가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해 5월 5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마하/AP뉴시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3년 전 독일 파이프 제조사 빌헬름슐츠를 바가지 인수하면서 입은 손해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고자 소송전에 돌입했다.

버크셔는 자회사인 부품업체 프리시전캐스트파츠를 대신해 지난달 말 미국 휴스턴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빌헬름슐츠 대리인이었던 국제 로펌 존스데이를 고소했다고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프리시전은 2017년 세계 1위 파이프 제조사인 독일 빌헬름슐츠를 8억 유로(약 1조750억 원)에 인수했다. 빌헬름슐츠는 스테인리스 스틸 파이프 부품을 주력 사업으로 하며 1945년부터 3대째 가족 경영으로 명맥을 이어온 기업이다.

문제는 당시 빌헬름슐츠의 재무 상태가 부실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같은 해 5월 내부 문서를 인용해 빌헬름슐츠가 포토샵 등으로 가짜 주문서와 송장을 만드는 등 최소 47건 이상의 거래를 날조해 회사 가치를 부풀렸다고 폭로했다.

결국 버크셔는 빌헬름슐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중재협회 국제분쟁해결센터는 올해 4월 버크셔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빌헬름슐츠가 조직적으로 투자자를 속이고 과거 흔적을 없애려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빌헬름슐츠의 실제 기업가치가 버크셔 인수액의 5분의 1에 불과한 1억5700만 유로라면서 차액 6억4300만 유로를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7월 이 중재안에 대한 확정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버크셔가 빌헬름슐츠로부터 직접 돈을 회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주주들은 이미 파산을 선언했고, 독일 검찰로부터 사기 혐의 등으로 범죄 수사를 받고 있어서다. 이에 버크셔는 2500명 변호사를 거느리고, 돈주머니도 두둑한 국제 로펌 존스데이를 상대로 피해액을 배상받고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존스데이는 전 세계에 43개 사무소가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백악관 법률고문인 도널드 맥건이 파트너로 있는 곳이기도 하다.

버크셔는 소장에서 “존스데이의 실질적 도움이 없었다면 사기 거래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들은 빌헬름슐츠의 부실한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문서를 숨겨 대규모 사기에 가담했다”고 비판했다. 존스데이 측은 아직 미결인 사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소송에서 이기면 버크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 상반기에 발생한 233억 달러(약 27조 원) 순손실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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