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계인사 키워드] 직접 등판한 오너家…코로나19 위기 속 ‘구원투수’ 될까

입력 2020-10-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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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추진ㆍ과감한 투자, 실패 감당할 수 있는 오너 경영 장점"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 “코로나19가 우리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도 이전과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변화와 혁신이 더 크게 요구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전문 경영인이 아닌 오너 일가가 직접 경영을 주도하는 만큼, 빠른 의사결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준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의 선임은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에 발맞춰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속도를 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인 정 회장이 직접 경영 최전선에 나서며 더 과감한 결단과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정 회장은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적극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고, 핵심 기술을 보유한 해외 업체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선 삼성, LG, SK의 총수들과 회동하며 전기차 배터리 협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룹 지휘의 최정점에 선 정 회장은 코로나19로 침체한 수요 회복과 전동화로의 전환, 미래 모빌리티 사업 추진 등 산적한 과제 해결을 최우선에 둘 전망이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 “코로나19가 우리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도 이전과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변화와 혁신이 더 크게 요구된다”라며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오너 일가의 경영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경영 능력과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오너 경영인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과감한 선택을 내리기 쉽지 않은 위기 상황이라면 오너 경영 체제가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화물 운송을 위해 개조 작업을 끝낸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여객기에 화물이 실려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 회장은 조양호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세상을 뜬 뒤 경영권을 이어받아 곧바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취임 이후 경영권을 놓고 잡음을 일으키긴 했지만, 조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전에 없는 위기를 겪는 와중에도 올해 1, 2분기 영업 흑자를 기록하며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물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거친 조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여객기를 화물기로 사용하자는 전략을 내놓았고, 그 결과 2분기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실적이 전년 대비 17% 증가하며 영업 흑자로 이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전문경영인은 매년 평가를 받는 구조라 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경영 전략 설정이 쉽지 않다”라며 “신사업 추진이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투자는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오너 경영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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