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코크, 기묘한 이야기 등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
-에드 벵기어트
뉴욕타임스(NYT)와 포드, 플레이보이 등 유명 브랜드의 로고 서체를 개발한 서체 디자이너 에드 벵기어트가 별세했다. 향년 92세다.
19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벵기어트는 15일 뉴저지주에 있는 자신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1927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그는 백화점 체인 블루밍데일의 디스플레이 책임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9살 때부터 디자인 도구를 가지고 놀았다. 젊은 시절 그는 재즈 밴드의 드럼 연주자로 활동하며 인정을 받았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며 뒤늦게 디자이너의 세계에 입문했다.
벵기어트는 러시아계 미국인 서체 디자이너 폴 스탠다드 아래에서 그래픽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를 배웠다. 1953년 남성지 '에스콰이어'에 디자이너로 들어간 그는 서체 디자인에 뛰어난 실력을 보였고, 1970년 최초의 서체 디자인 회사 ITC의 설립에 참여해 부사장으로 일했다.
그는 다양한 기업의 로고 서체를 개발해 명성을 얻었다. 에스콰이어의 로고와 NYT의 제호를 포함해 코카콜라의 ‘다이어트 코크’, '포드', '에스티로더' 등 유명한 로고는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의 로고를 디자인하며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다.
벵기어트는 후학 양성에도 관심이 많아 1961년부터 50년 넘게 뉴욕 맨해튼 시각예술학교에서 강의했다. 디자인 업계에 남긴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에는 '아트 디렉터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서체 디자인을 음악에 비유하며 “음악은 적절한 순서로 소리를 배치해 귀를 즐겁게 한다. 그래픽 디자인도 마찬가지로 적절하게 물체를 배열해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흰 도화지”라며 자기 일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