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국경 개방한 터키와 갈등 심화 우려
그리스 정부가 터키와 인접한 국경에 36km 길이의 장벽을 쌓기로 했다. 터키에서 그리스로 난민이 이주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국경을 개방한 터키와의 갈등에 불을 지필 것으로 우려된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텔리오스 페차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0km 길이의 기존 국경 장벽에 26km의 벽을 더 추가하겠다”며 “장벽 건설 프로젝트에 6300만 유로(약 845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국경 장벽의 높이는 5m로, 콘크리트 벽을 아연으로 도금할 예정이다. 지금은 그리스와 터키를 구분 짓는 마리차강을 따라 울타리가 있는데, 이를 장벽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192km에 달하는 그리스-터키 국경에 감시 카메라를 달아 24시간 관리하겠다고 전했다.
터키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지역에서 온 난민이 유럽으로 넘어가기 위한 관문이다. 2016년에는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터키로 몰려들자 유럽연합(EU)이 ‘난민송환협정’을 맺고 터키에 60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후로 난민 수가 폭증해 400만 명에 달하자 결국 터키는 난민을 붙잡아두지 않겠다며 올해 3월 ‘국경 개방’을 선언했다.
터키와 국경을 맞댄 그리스는 난민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입국을 시도하는 이들을 몰아냈다. 그러자 터키는 국경에 특수부대 1000명을 배치하고 “그리스가 난민을 폭력적으로 몰아내는데 EU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