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려다 함께 참변"..."의미 다시 한번 생각"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의암호 선박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종우 경감 유족에게 다가가 "사고 소식을 접하고 매우 안타까웠는데, 안타까움 속에서도 오늘 다시 한번 그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며 특별히 위로했다.
의암호 선박사고는 지난 8월6일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관리업체 연락을 받고, 이 경감과 춘천시청 주무관, 기간제 근로자 등이 수초섬 결박 작업을 벌이다 선박이 전복되면서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사건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거센 물살을 뚫고 경찰 순찰정이 마지막까지 업체 보트를 구조하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면서 "긴박한 순간, 서로를 구조하려다 함께 사고에 휘말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수초섬을 건져보려고 민-관-경찰이 힘을 모아 애쓰다가, 절박한 상황이 닥치자, 외면하지 않고 도우려다 함께 참변을 당한 것이 바로 이번 의암호 선박사고의 본질이 아닐까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이 경감 등의 죽음을 ‘의로운 죽음’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 유족들에게 다시 한번 의미를 생각한다고 언급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는 두 명의 경찰이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현양(顯揚)됐다. 강 대변인은 "한 분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사독재정권의 유혈진압 지시를 거부하고 시민의 생명을 지킨 고(故) 이준규 총경"이라며 "또 한 분의 경찰영웅은 한강 투신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이다. 문 대통령은 이 총경의 따님, 유 경위의 부인에게도 깊은 위로를 건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진실과 정의는 세월이 파묻지 못하는 법"이라면서 이 총경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유 경위에 대해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절명의 순간, 국민 안전을 먼저 생각했던 이 경감을 함께 언급했다. 이분들이야말로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강조한 ‘민주-인권-민생경찰’이 아닐 수 없다"면서 "이 경감은 현재 순직절차를 밟고 있다. 조만간 인사혁신처가 순직 심의를 할 예정이다. 순직으로 결정이 되면 국가가 유공자로 예우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