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티머니 박해준 책임 “착한택시 ‘온다택시’를 불러주세요”

입력 2020-10-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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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가리지 않고 AI로 자동배차… 승객 골라 태우지 못해 택시기사 설득 쉽지 않아…“고객정신 투철한 착한 기사님들이죠”

▲티머니 서울택시사업팀 박해준 책임(사진제공=티머니)
서울택시 면허 대수는 약 7만2000여 대로, 시간당 운행 대수는 약 2만~2만5000대 수준이다. 피크시간대인 출근 및 퇴근 시간대, 심야 시간대 택시수요는 시간당 3만 건 이상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연말연시와 불타는 금요일 밤 서울에서 택시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서울시가 나서서 ‘승차거부’를 하는 택시에 패널티를 매겨도 속수무책이다. 가까스로 택시를 잡아도 “가까운 곳은 안 간다”는 택시기사의 퉁명스런 한마디에 비위 상하기 일쑤다. 카카오모빌리티를 시작으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까지 우후죽순으로 택시 플랫폼이 늘어났지만 목적지를 표시해야 하는 시스템상 가까운 곳은 아예 ‘택시 콜’이 안 잡힌다.

승객들의 이 같은 답답함을 한방에 해결해 줄 택시 호출 중개앱 ‘온다택시(onda)’가 최근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출범한 온다택시는 승객 목적지를 택시기사가 미리 알 수 없고, AI(인공지능)로 자동배차를 해 손님을 골라 태우지도 못한다. 택시에 타면 목적지까지 이동 경로 등을 앱이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으로 공유할 수 있어 여성 승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온다택시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실무자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티머니 서울택시사업팀 박해준(40) 책임을 만나 온다택시의 개발 과정 및 서비스 전략을 들어봤다.

박 책임은 2010년 티머니에 입사해 2013년부터 8년째 택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온다택시를 서비스하는 곳은 교통 결제서비스 티머니와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이다. 지난해 11월 28일 ‘티머니onda’를 정식 출시했다. 온다택시는 △목적지 미표출 △AI자동배차 시스템 등으로 승객을 골라 태우는 것이 아예 안 된다. 승객이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면 AI 자동배차를 통해 근처(1㎞ 이내) 택시에 자동배차가 되는 시스템이다.

박 책임은 “택시기사는 승객이 차량에 탔을 때 비로소 목적지를 알 수 있다”며 “호출 단계에서부터 승객 목적지를 알려줘 ‘승객 고르기’를 할 수 있는 여타 콜 앱 서비스와 달리 ‘승객이 부르면 무조건 간다’라는 택시 본연의 자세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온다택시 명칭은 승객을 바로 태우기 위해 택시가 ‘바로 온다’는 슬로건으로 티머니, 양대조합이 사내 투표를 통해 확정했다.

박 책임은 온다택시 론칭 전 택시 운수종사자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소회했다. 온다택시가 목적지가 표출되지 않는 유일한 호출 서비스였기 때문인데, 그만큼 택시기사들은 시간과 수익 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고 한다.

그는 “온다택시 호출을 수락하는 기사님들은 여타 기사분들이 기피할 수도 있는 콜을 수락하는 고객정신이 투철해야 한다”며 “그만큼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에 온다택시 기사님들을 ‘착한택시 기사님’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책임은 온다택시 론칭을 준비할 때 택시기사의 수고를 몸소 깨닫기 위해 택시운전 자격증을 직접 취득하는 등 현장에서 기사들의 입장에서 교육을 하면서 온다택시의 진심을 알리고자 애썼다.

그는 “현장에서도 온다택시의 취지를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이라는 점을 동의해 주셨을 때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되고 뿌듯했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출범 1년이 지난 온다택시는 서비스가 점점 자리를 잡고 호출수가 늘어나면서 초기 4000대로 시작해 어느새 1만 대로 늘었다. 그만큼 어깨 또한 더 무거워졌다.

그는 “불경기와 코로나19 여파로 택시업계도 많이 어려운 상태”라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택시를 잡기가 어렵다’는 고객 불만에 더 귀기울여 ‘온다택시’가 진짜 ‘착한택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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