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분양가상한제發 주택 공급난 시작됐다

입력 2020-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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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22개 동·과천·하남·광명 등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본격 적용 분양가 퇴짜에 공급 일정 늦추는 단지 늘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지만 주택 공급 불확실성은 키웠다.

지난 21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 분양한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사상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26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1만3964명이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평균 537.08대 1까지 올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인 이 아파트는 3.3㎡당 약 2569만 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지난해 3.3㎡당 2901만 원에 분양한 강동구 천호동 ‘힐데스하임 올림픽파크’보다 10% 넘게 저렴하다.

분양가 상한제는 토지비와 건축비 원가에서 분양가를 일정 범위 이상 못 올리게 하는 제도다. 새 아파트를 높은 가격에 분양하고 다시 기존 아파트값까지 끌어올리는 걸 막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서울 322개 동(洞)과 경기 과천시 5개 동, 하남시와 광명시 각각 4개 동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했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들을 보면 분양가는 잡았지만 그 과정은 암초 투성이다.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애초 3월 분양을 계획했으나 실제론 반년이 더 걸렸다. 강동구 분양가심사위원회가 분양가를 낮추라며 입주자 모집을 승인하지 않아서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를 6% 낮추고야 분양을 승인받았다. 한국감정원도 올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7곳에 토지비가 높게 책정됐다며 재평가를 요구했다. 분양가를 어떻게든 높여 잡으려는 시행자와 분양가 상한제를 엄격히 적용하려는 정부가 정면 충돌하면서 분양가 상한제는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 이후 분양가 책정 문제로 공급 일정을 잡지 못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선 결국 선택 폭은 줄어들고 청약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올해 4분기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1만3321가구로 3분기(1만7730가구)보다 4409가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분양가 상한제를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은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분양가상한제는 1970년대 선분양제와 함께 도입, 2000년까지 30년 동안 집값을 안정시켰다”고 말했다. 경실련 측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후 집값이 오르고 전셋값도 함께 올랐다고 주장했다. 2014년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지난해 부활할 때까지 강남 아파트값(30평 기준)이 10억7000만 원 오르고 전셋값도 7억3000만 원 동반상승했다는 게 김 간사 등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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