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 이상 급락하며 3주 새 최저치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50.19포인트(2.29%) 급락한 2만7685.38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64.42포인트(1.86%) 내린 3400.9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9.34포인트(1.64%) 하락한 1만1358.94에 각각 장을 마쳤다.
특히 다우지수는 9월 초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하며 불안한 시장 심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봉쇄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일 대비 1.29달러(3.2%) 급락한 배럴당 38.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최근 3주 사이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또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분석하는 ‘COVID 트래킹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 내 신규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3일과 24일 이틀 연속으로 8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미국을 강타한 이래 최대치다. 25일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7일 평균도 6만8000명 이상으로 새 기록을 썼다.
우려했던 코로나19 가을철 재확산이 본격화한 데 이어 신규 확진자가 더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전날 “지금 위험한 전환점(tipping point)에 도달했다”면서 “미국은 급격한 코로나19 상승 곡선에 다시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주에 걸쳐 사태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덮친 와중에 미국에서 대선 전 추가 경기부양책 타결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어 시장 불안을 더 부추겼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경기부양책 협상 타결 지연 책임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럽 상황도 악화일로다. 스페인은 전날 야간 통행금지령과 함께 전국에 두 번째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야간통행금지가 시행된다. 출·퇴근, 의약품 구입, 노인과 어린아이 돌봄 목적을 제외한 모든 이동이 금지된다.
야간 통행금지에 들어간 프랑스는 더 강력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외출금지 시간대를 더 확대하고, 주말 이동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프랑스는 전날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2010명으로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유럽 증시도 줄줄이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는 전일 대비 468.57포인트(3.71%) 급락했고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6.55포인트(1.81%) 하락했다.
줄리언 엠마뉴엘 BTIG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재확산, 미국의 경기부양책 실망감과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증시는 단기적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