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에 주택가격전망 한달만 반등..기대인플레 넉달만 하락
소비자심리가 급반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7년 5월 이래 최대폭으로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2.5단계로 강화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것이 주효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 심리는 한달만에 다시 올라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을 무색케 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심리도 넉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2003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다만, 2018년 10월 표본가구 수를 기존 2200가구에서 2500가구로 확대하면서 2018년 9월 이전 수치와 단순비교하는데는 주의가 요구된다.
부문별로 보면 경기관련 지수가 큰폭으로 올랐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 CSI는 16포인트 상승한 58을 기록했다. 이는 2월(66) 이후 최고치며,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23포인트 상승)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현재와 6개월 후를 비교한 향후경기전망 CSI도 17포인트 급상승한 83을 보였다. 1월(87) 이후 최고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7년 5월(22포인트 상승) 이래 3년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소비지출전망 CSI(100)는 8포인트 올랐고, 생활형편전망 CSI(91)와 가계수입전망 CSI(94)는 각각 6포인트씩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 CSI(86)도 5포인트 올랐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된 영향이 컸다.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전반적으로 올랐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해외에 비해 국내는 (코로나19가) 수습국면에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 같다. 조사시점이 거리두기 1단계 하향시기와 맞물린 것도 상승폭을 키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말도 가까워지면서 여행과 외식 품목들에서 소비하겠다는 심리가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수가 하루 두세자리를 오가고 있고, 해외상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단언해 말하긴 변수가 있지만 11월에도 (개선)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경제 상황인식 지표인 취업기회전망 CSI는 15포인트 급등한 75를 보였다. 2월(8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역시 2017년 5월(27포인트 상승)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주택가격전망 CSI 또한 5포인트 상승한 122를 기록, 한달만에 상승반전했다.
현재와 비교한 1년후 전망을 의미하는 물가수준전망 CSI는 석달째 139로 횡보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도 두달연속 1.9%를 유지했다. 반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0.1%포인트 떨어진 1.8%를 기록해 넉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농축수산물(53.7%, 이하 복수응답)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집세(46.9%), 공공요금(31.5%) 순이었다.
황 팀장은 “주택가격전망도 올랐다. 주택가격이 서울지역은 약간 둔화했으나 전국에서 꾸준히 오름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라며 “기대인플레는 하락한 것으로 나오나 소수점 둘째자리까지로 보면 1.86%에서 1.83%로 떨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자는 2347가구였다. 조사기간은 12일부터 19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