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빅히트가 적절한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기업의 시장가치(EV·시가총액)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 도입했다. 이른바 ‘EV/EBITDA(이브이에비타)’는 순수하게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과 기업의 가치를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시가 총액을 영업으로만 벌어들인 이익금으로 나눠 계산한다.
일반적으로 공모가 산정에 쓰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점이 눈에 띈다.
PER지표 방식은 비슷한 사업을 하는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회사 순이익의 몇 배인지 계산 후 평균 배수를 상장기업에 적용해 시가총액과 주가를 계산한다.
그런데 빅히트는 PER지표 방식이 자사와는 맞지 않는다고 했다.
빅히트는 “자사는 지식재산권(IP) 사업화 인프라 및 플랫폼 투자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규모와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PER지표는 기업 규모 및 장기적인 성장성보다 특정 기간의 이익에 기반해 산출되고 타 지표 대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자사의 기업가치 평가방법으로는 한계점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PER지표 방식을,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의 시장 기대가치를 평가하는 ‘EV/Pipeline(이브이/파이프라인)’을 기준으로 했다.
빅히트 공모가 산정에서 실적이 반영된 기간은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연간 실적을 추정했다. 온전한 1년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빅히트는 “2019년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해, 보수적으로 2020년 상반기 기준 실적의 2배를 적용했다”고 답변했다.
빅히트 공모가 산정의 핵심 쟁점은 빅히트가 자사와 유사 업종 사업자로 선정한 5개 기업 중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함된 것이다. 빅히트는 JYP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 와이즈플러스(YG PLUS)와 네이버와 카카오를 동일 업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빅히트는 우선 △음악 및 기타 오디오물 출판업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매개 서비스업 △자료처리, 호스팅 및 관련 서비스업 등에서 18개사를 1차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중 2019년 매출액에서 음악 콘텐츠 사업(매니지먼트 사업, 음반원 제작, 공연 사업 등) 관련 비중이 50% 이상이거나, 음악 콘텐츠 유통 및 팬덤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7개사를 추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음악 콘텐츠 사업이 매출의 절반을 넘지 않았지만, 음악 콘텐츠 유통 및 팬덤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 운영하는 점이 선정 이유였다.
대형 엔터3사인 에스엠(SM)은 최근 6개월 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문제가 돼 선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고, 큐브엔터는 시가총액이 2000억 원 미만이라 제외됐다.
YG와 YG PLUS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 상대적으로 빅히트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로 나타났다. YG는 올해 약 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YG PLUS도 1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EV/EBITDA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에서 상대적인 고평가를 의미하고 낮을수록 저평가 됐다는 것을 뜻한다. 빅히트가 제시한 EV/EBITDA는 △JYP 23.00 △YG 42.94 △YG PLUS 63.25 △네이버 33.26 △카카오 49.37 등이다.
결과적으로 상반기 실적만을 반영하면서 YG와 YG PLUS의 EV/EBITDA를 높이게 되고, 빅히트의 상대적 가치 증가로 이어졌다.
국내 내로라하는 IT 대기업을 이제 막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려는 빅히트와 비교한 것은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있다. 기업 규모나 사업 영역부터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시각으로 볼 때 빅히트가 플랫폼 사업을 한다고 해도 검색 포털과 메신저 1위 기술 기업들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네이버와 카카오의 비슷한 업종 계열사하고 비교하면 모를까 지금 당장 두 IT기업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