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후보 만큼이나 눈길을 끈 게 영부인 후보들이다.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달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인 질 바이든은 유세 현장에서 남편 못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번 대선이 ‘은둔형’과 ‘활동형’ 퍼스트레이디 후보에 대한 선택이기도 한 셈이다.
멜라니아는 6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재선 출사표를 던졌을 때 옆자리를 지킨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8월 공화당 전당대회 당시 잠깐 얼굴을 비춘 이후 첫 공식 유세 참석 일정이었던 지난날 20일 펜실베이니아 유세마저 기침이 계속된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멜라니아는 지난달 2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후 치료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10월 27일에서야 첫 단독 유세에 나섰다. 유세 방식도 조용했다. 남편 곁에 조용히 서 있거나 연설만 끝낸 뒤 무대를 내려오는 등 소극적이었다.
반면 질 바이든은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남편 없이도 홀로 드라이브-인 유세에 나서는가 하면 각종 행사에 연이어 등장했다.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무대에 등장해서는 남편과 포옹하고 관객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질 바이든은 지지 연설 장소로 자신이 평생 몸담아 온 교육 현장을 선택, “남편이 당선되면 다시 교수로 돌아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미시간주 웨스트랜드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미국이 변화해야 하는 시기”라면서 “공교육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퍼스트레이디가 필요하다”며 자신을 홍보했다. 또 “트럼프의 미국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트위터를 통해서도 남편 지지에 적극 나섰다. 질 바이든은 “마스크를 쓰고 투표하러 가라”며 투표를 독려, 표심 결집에 적극적이었다.
지난 3월 로스앤젤레스 집회에서 연단으로 난입한 여성 시위자를 가로막으면서 남편을 보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자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 중이던 남편 바이든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며 뒤로 떼어 놓는 모습도 포착됐다.
두 퍼스트레이디 후보의 판이한 행보가 막판 부동층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