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황유 엔진 사고 불러일으킬 수 있어…대외적 변수에 따라 수급 어려움 겪을 수도
HMM이 다른 해운사들과 달리 사실상 모든 컨테이너선에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설치했다.
스크러버는 배기가스 내 황산화물을 바닷물로 씻어내는 장치로, 올해부터 발효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의 대응조치 중 하나다.
스크러버는 설치에 큰 비용이 들지만 다른 조치와 비교했을 때 엔진 고장을 일으키지 않는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4일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 등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전 세계 컨테이너선 중 스크러버가 설치된 선박의 비중은 선복량 기준 24.4%이다.
글로벌 해운 시장의 상황과 달리 HMM은 무려 81%에 달한다. HMM 관계자는 “곧 반납해야 할 선박 등을 제외하고 모든 컨테이너선에 스크러버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주요 해운사와 비교했을 때도 HMM의 스크러버 설치 선박 비중은 압도적이다.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31%에 머물렀다. 중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선사인 코스코(9%)와 ONE(5%)은 한 자릿 수에 불과하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올해부터 IMO 2020 환경규제를 지켜야 한다. 규제의 주요 내용은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 배출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해운사들은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스크러버 설치에 최대 80억 원이 소요된다. 설치 기간도 2개월이나 걸린다. 비용 및 시간 부담으로 선사들은 스크러버 설치를 주저하고 있다.
여러 부담에도 HMM이 스크러버를 설치한 것은 저유황유가 상당한 리스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황유에 맞게 이미 설계된 엔진에 저유황유를 넣을 때 고장이 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외적 변수로 해운사들이 저유황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는 그렇지 않지만 이후에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해운사들은 가격 변동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국 항만에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가 있지만 HMM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개방형 스크러버의 경우, 황산화물을 씻을 때 활용한 바닷물을 그대로 선체 밖으로 흘려보낸다.
HMM 관계자는 “지금까지 스크러버 사용이 금지된 항만 및 구간들은 당사가 운영하는 전체 운항 구간의 10%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구간에는 스크러버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