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속속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대내외 불활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젊은 인재로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 코로나19 악재를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5명을 포함해 승진 29명, 전보 19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1년 1월 1일부로 단행한다고 6일 밝혔다. 예년에 비해 한달 빠른 인사다. 코로나19에 악재에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조직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라고 해석된다.
새로 선임되는 대표이사 급은 모두 50대다. 먼저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임대규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부사장)을 선임했다. 임 신임 대표는 1961년 생 만 59세로 현대그린푸드 식재사업부장(상무을)을 거쳤다. 현대L&C 대표이사 부사장에는 김관수 상무가 올랐다. 그 역시 1963년생으로 현재 57세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부사장에는 이재실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전무이사)를 임명했다. 현재 58세로 현대백화점 무역점장(상무갑)을 지냈다. 에버다임 대표는 현재 59세인 임명진 에버다임 품질부문장(전무이사)에 맡겼다.
이에 앞서 이달 중순 신세계그룹 이마트도 계열사 대표이사를 6명이나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통상 12월에 이뤄지던 인사를 이 회사 역시 한달 앞당겼다. 특히 이마트 역시 전체적인 임원수를 축소하면서 젊고 실력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 인재 육성 및 미래 준비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먼저 SSG닷컴 대표이사에 현재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강희석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이에 따라 강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다. 강 대표가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게 되면서 이마트는 사실상 온오프라인을 동시 강화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새로 대표이사직을 맡은 신세계푸드 송현석 대표와 신세계 I&C 손정현 신임 대표가 1968년생 동갑내기다. 강희석 대표(1969년생) 역시 비슷한 연배다. 젊은 CEO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SSG닷컴은 온라인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그로서리사업본부, 신사업본부, 테이타ㆍ인프라(DATA·INFRA)본부, 지원본부 등으로 조직 체계 전반을 재구축했다. 강 대표가 이마트와 SSG닷컴을 겸직하며 향후 온오프 통합 시너지 강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구조조정 역시 이뤄지고 있다. 부츠와 삐에로쑈핑 등 전문점 사업에 메스를 대고 있는 이마트는 최근 PK피코크 매장 사업을 접기로 했다. 지난달 PK피코크 1호점 영업을 지난달 종료한 데 이어, 2호점을 오는 15일 폐점하기로 했다. 추가 매장은 없어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는 것이다.
5년에 걸쳐 200여 개 점포를 없애기로 한 롯데쇼핑 역시 이달 대대적으로 임원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사는 올초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 그룹을 이끌게 된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에 대한 큰 그림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8월에는 통상 연말에 진행하던 임원 인사를 앞당겨면서까지 황각규 부회장을 퇴진시키며 대규모 인사의 신호탄을 쐈다.
신세계그룹의 백화점부문에 대한 정기인사는 예년과 같이 12월 초에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