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악재에 시달렸던 석유화학 기업 롯데케미칼이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실적 회복세를 보이자 증권사 사이에서 목표가 상향이 줄을 잇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종전 33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롯데케미칼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를 포함해 이날 유진투자증권,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12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28만 원에서 40만 원까지 다양한데, 종전 목표주가에서 적게는 16%, 많게는 40% 넘게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상향 조정 배경이는 3분기 호실적이 있다. 회사는 지난 6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93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로는 38.4% 감소한 것이긴 하나, 전 분기 기준으로는 488.7%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1246억 원)를 크게 상회했다.
올해 들어 롯데케미칼은 대내외적 악재에 시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산업기초소재로 쓰이는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고, 여기에 올해 3월에는 대산공장 화재사고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3월 회사 주가는 52주 최저가(11만45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바닥을 찍고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산공장은 올해 12월 중 재가동을 시작할 전망”이라면서 “가동 중단에 의한 기회손실은 3분기 약 1200억 원으로 정상가동 이후 분기 영업이익은 1200억 원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이라면서 “2021년부터는 정상적인 영업실적으로 회귀할 전망이며, 언택트 가전제품 수요 강세로 인한 업황의 추가 회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약 4배 급증할 것”이라면서 “12월부터 대산공장 설비가 재가동되면서 분기당 1000억 원 이상의 기회손실이 제거되고, 기저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 주가는 최근 3개월간 40% 상승하는 등 이미 많이 오른 상태다. 이날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20% 뛴 27만3000원에 기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섬유 시황 개선과 자동차 타이어 수요 증가 등 업황 개선이 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이러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돼 주가 업사이드는 작지만 원만한 우상향 추세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