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테러에...마크롱, 결국 ‘솅겐협정 수정’ 꺼냈다

입력 2020-11-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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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유럽서 망명권 남용…취지 맞게 운용 위해 외부 국경 보안 강화해야”
외부 국경 보호 의무 지키지 않는 회원국에 제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유럽연합(EU) 일부 회원국 정상들과 대테러 관련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내 ‘열린 국경’을 지향하는 '솅겐협정'을 손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에서 망명권이 남용되고 있다”며 “솅겐 협정을 개정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밀매업자, 범죄조직, 전쟁이 발생하지 않은 국가에서 온 사람들 등을 망명권을 남용하는 주체로 지목했다.

EU 회원국과 소수 비회원국 등 26개 국가는 1985년 체결한 솅겐조약에 따라 여행객이 비자나 여권 검사 없이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국경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자국 내에서 끔찍한 테러 사건이 잇따르자 마크롱 대통령이 이를 수정해야 한다고 먼저 입을 연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불법 이민과 테러리즘을 근절하려는 노력을 혼동해서는 안 되지만, 두 현상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는 분명해 보인다”며 “솅겐조약이 당초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외부 국경 보안 강화가 필수적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민이나 이민에 섞여 EU 역내에 테러리스트가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역외 관리를 강화하고, 경찰 당국과의 정보 공유 등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EU 역내를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 역외 경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각국의 협력과 협정 개정을 촉구했다. 이어 “외부 국경을 보호할 의무를 지키지 않는 회원국에는 제재를 가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솅겐협정개정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발생한 끔찍한 흉기 테러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당시 북아프리카 튀니지 출신의 용의자는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서 흉기를 휘둘렀고, 이로 인해 성당지기와 신자 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확한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앞에서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점으로 미뤄봤을 때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범행 이틀 전에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 니스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가 정확히 어떻게 국경을 넘어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국가 모두 솅겐협정 체결국인 만큼 국경을 오가는 데 크게 무리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니스 테러 외에도 최근 유럽 곳곳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프랑스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수업에서 사용한 중학교 역사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 청년의 공격으로 사망했으며, 이달 2일에는 오스트리아 빈 도심 6곳에서 잇따른 총격 사건이 발생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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