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무시하고 높은 운임 요구? 불공정 사례 접수 시 적극 조사 착수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12일 서울 한국선주협회에서 HMM, SM상선, 고려해운, 장금상선, 머스크, MSC, CMA-CGM, 양밍, 코스코 등 국내외 9개 선사와 한국선주협회, 국제해운대리점협회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주재했다.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임이 올해 초 1572달러에서 10월 기준 3853달러까지 급등함에 따라 우리 수출기업들은 수익 감소와 운송 선박 미확보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미국 소비재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국내 수출 물동량이 전년보다 16%까지 급증(9월 기준)한 것이 그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글로벌 외국적 선사들이 더 높은 운임을 받을 수 있는 중국에 선적공간을 우선 배정하면서 현 사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번 간담회는 우리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해운산업의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정부의 정책방향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해수부는 일부 선사들이 장기운송계약을 무시하고 높은 운임을 요구하는 등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확인된 불공정거래 사례들을 소개했다. 특히 해운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운송계약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행위’ 등 선사의 금지행위와 처벌규정 등을 설명하고 앞으로 불공정 사례가 접수되면 적극적으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해 해운산업의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올해 10월 해수부 내 ‘해운시장질서팀’을 신설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해수부는 또 올해 7월부터 선사들의 운임 공표를 통해 화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불공정‧과당 경쟁을 방지하여 공정한 해상운송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시행 중인 운임공표제를 반드시 준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항만이 폐쇄된 상황에서 우리 항만이 글로벌 선사들의 공컨테이너를 수용한 사례, 인접국가들이 선원 교대를 제한할 때 인도적인 차원에서 원활한 선원 교대를 지원한 사례를 언급하며 글로벌 선사들이 시장흐름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선적공간을 확대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준석 국장은 “운임 급등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국내 기업들이 선적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계약된 기간 내에 해외 바이어에게 납품을 못 해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라며 “우리 수출화물을 선적할 수 있는 선적공간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해 국적선사뿐만 아니라 외국적선사들의 배려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