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공사에 294억 원 매각…2군 선수단 구장과 훈련시설 등 포함
정부의 탈원전 정책, 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위축 탓에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이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두산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자금 마련을 위해 선수단 트레이닝 시설인 '클럽하우스'를 포함, 두산베어스 2군 구장인 '베어스 파크'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약 294억 원으로 확인됐다.
베어스 파크는 두산 베어스의 클럽하우스를 포함, 두산 베어스 2군 선수단의 홈구장이다.
이번 결정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그룹의 현 상황과 연관돼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두산중공업의 위기 등 여러 악재로 두산은 두산 베어스에 제대로 된 지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두산은 산업은행과 약속한 3조 원 규모의 자구안 마련을 위해 계열사 및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매각 리스트에는 핵심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두산인프라코어도 포함돼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실적도 예년보다 악화했다. 대표적으로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79억 원에 머물렀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98% 급감했다.
두산 계열사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차후 또 다른 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두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일부 자산들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베어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관중 수입이 줄어드는 등 구단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금 조달 차원에서 이번 결정이 이뤄졌다”며 “다만 매각 계약에 (두산 베어스가 차후에) 재매입할 수 있다는 조건부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캠코는 앞서 마스터자산운용의 두산타워 인수(8000억 원)에 약 1500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는 캠코가 기업이 자산을 헐값에 팔지 않도록 돕기 위해 마련한 ‘기업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