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4명 중 3명 “코로나 이후 새로운 쇼핑 방법 시도”
터치식 결제 비중 41%로 늘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늘면서 미국인들의 소비 형태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비대면이 뉴노멀로 자리 잡으며 전자상거래와 터치식 결제 서비스의 성장이 눈에 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의 조사 결과 전자상거래가 미국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분기 16.1%로 나타났다. 1년 전 10.8%에서 6%포인트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소비자 4명 중 3명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쇼핑 방법을 시도했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은 코로나19가 끝나도 배달 서비스와 커브사이드 픽업(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고 가게 밖에서 받는 것)을 계속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맥킨지는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미국에서 10년이 넘게 걸렸을 변화를 3개월 만에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변화의 흐름에 따라 전자상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캘빈클라인과 타미힐피거 등 유명 패션업체를 소유한 PVH는 새로운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해 디지털 투자를 가속할 계획이다. 스테판 라슨 PVH 사장은 “소비자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과 같은 방식으로 쇼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6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구글과 손잡고 검색 시스템을 개선했다. 온라인 주문을 받으면 당일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배송 고객의 편의성도 높였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전 메이시스의 전자상거래 매출 비중은 25%였지만, 이제는 43%까지 커졌다.
온라인 주문만 받아 처리하는 ‘다크 스토어’의 증가도 눈에 띈다. 다크 스토어는 도심에 있긴 하지만, 소비자가 직접 가서 물건을 구매할 수는 없고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픽업과 배송을 하는 지역 거점 물류센터다. 아마존이 소유한 홀푸드마켓은 9월 뉴욕 브루클린에 첫 번째 다크 스토어를 열었다. 또 온라인 주문 후 픽업 서비스를 미국 전역 500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소비자들은 구매 방식뿐만 아니라 결제 방식까지도 변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조사 결과 응답자의 28%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현금 대신 카드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터치식 결제(탭투페이)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발표했다. 마스터 카드의 3분기 터치식 결제 비중은 41%로, 1년 전 30%에서 크게 늘었다.
카드 지출 데이터 집계 업체인 어피니티솔루션의 조너선 실버 최고경영자(CEO)는 “필요에 따라 새로운 방식을 2~3번만 써보면 소비자 습관이 바뀔 수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은 극적인 변화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