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고심하던 시멘트 업계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개선하며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출하량 자체가 감소하면서 매출액도 함께 줄었지만, 내년 건설경기 회복이 점쳐지는 만큼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올해 3분기 개별 기준 431억9363만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3.92% 늘어난 규모다.
한일시멘트도 같은 기간 279억9278만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해 3분기(125억2878만 원) 대비 123.43% 성장했다. 한일현대시멘트도 전년 동기 대비 38.31% 늘어난 179억3889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또한 아세아시멘트 영업이익은 249억1598만 원으로 7.74% 증가했다.
올해 유연탄 가격이 안정화하면서 원료 가격이 내려간 점이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유연탄과 골재 등 원료 가격이 안정화했다”며 “또한 올해 경기가 침체할 것을 대비해 공장에서도 원가 절감 방안을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멘트 업계 매출액은 전반적으로 감소한 모양새다. 한일현대시멘트(-18.50%), 한일시멘트(-10.20%), 쌍용양회(-4.44%), 아세아시멘트(-2.99%) 등 올 3분기 시멘트 기업 매출액은 전반적으로 주저앉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멘트 출하량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올해 건설경기가 침체하면서 출하량 자체는 줄었다”며 “원료 가격이 안정되면서 영업이익은 개선됐지만 최근 유연탄 가격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고, 여전히 출하량 회복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시멘트 업계가 반등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10년래 최대 수준인 26조 원 수준인데다 ‘한국판 뉴딜’도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만큼 시멘트 출하량이 5000만 톤 내외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로나19와 장마, 태풍 등으로 지연된 공사가 내년 상반기 한꺼번에 진행될 경우 2019년 수준까지 출하량이 회복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2022년부터 진행될 공사들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시멘트 출하량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시멘트 가격 인상도 점쳐지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는 많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까지 7대 시멘트사가 시멘트 가격을 일괄 인상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세아시멘트 계열 한라시멘트가 8월 단가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한일현대, 삼표 등도 가격을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