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발발 후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날마다 떨어지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 3월 원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 13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어느새 1100원 대로 떨어진 환율은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잠깐 반등을 꾀했다. 다만 원화 강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1103.8원보다 3.2원 오른 1107.0원에 출발한 뒤 장중 상승폭을 키워 11.8원 상승한 1115.6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환율은 1103.8원까지 내려가 약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은 뒤 소폭 상승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1차 대유행 직전까지 달러당 1290원까지 상승하며 1300원을 위협했지만 이후 약세를 이어왔다. 이후 9월 환율은 1158.70까지 떨어져 1월 20일 이후 8개월 여만에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내려온 후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 환율은 급격히 떨어졌는데 이달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1133.6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5~9일까지 3거래일동안 무려 23.8원 급락했다. 이후 111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원화는 16일부터 전날까지 3거래일 간 11.8원 내리면서 1100원까지 하향했다.
거듭 하향한 달러 약세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말 기준 1100원 대에 머물것이란 관측이다. 당국이 외환시장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찬물을 끼얹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당국이 강력한 개입 가능성은 내비친 것이 이날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볼 수 있다"며 "올해 환율이 1100원을 일시적으로 하회할 수 있겠지만, 연말 기준으로 봤을 때는 1100원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에도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이 예고될 뿐만 아니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으로 수출 활성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경기부양책으로 대규모 재정지출을 시사한 점이 달러화 약세를 강화할 수 있을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성철 흥국증권 연구원도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확대 정책과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및 중국의 위안화 강세, 중국(+8.2%)과 유로존(+5.2%) 대비 낮은 미국 경제성장률(+3.1%) 전망 등이 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