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증권사들이 온라인 세미나와 각종 보고서를 통해 내년 증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식시장 유동성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는 만큼 내년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코스피 3000간다”= 22일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코스피 지수는 2100~3000 사이다. 평균적으로 2750포인트까지 갈 것이란 판단이다.
SK증권이 2900선을 전망했고, 메리츠증권은 2250~2800, 삼성증권은 2100~285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상단을 2750, 하나금융투자는 2700이라는 보수적인 판단을 내놨다.
흥국증권은 최대 3000포인트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코스피 3000시대가 머지 않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감의 근거는 상장사들의 ‘실적 회복’이다.
◇내년 코스피 순이익 45.9%↑=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당기순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125조5284억 원으로, 올해 추정치(86조323억 원)에 비해 39조 원 이상(45.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한 9번의 해에서 코스피 연중 최고치는 3%~83%에서 형성됐고, 평균 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면서 “이를 감안 시 내년 코스피는 대략 3100포인트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코스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전자 업종 순이익 예상치는 전년 대비 33.9% 증가한 46조5421억 원이다. 또 운수장비 업종이 12조2955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화학 업종은 무려 248.6% 증가한 10조383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 실적 부진에도 불구, 2021년 이익 체력의 급속한 정상화는 시장 V자 반등 행보를 뒷받침한다”면서 “특히 반도체 등 IT의 실적 펀더멘탈 변화가 시장 전반의 흥망성쇠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코스피기업의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면서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게임 업종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는 “2021년은 미·중 기술진영간의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술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또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돈 버는 성장주와 한화솔루션, 두산퓨어셀 등 그린 뉴딜 정책 수혜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상고하저? 상고하고?= 증권사들은 내년 증시를 ‘상고하저’ 혹은 ‘상고하고’의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흥국증권은 상고하고 전망 근거로 △수출 회복 △미국 경기 회복 △반도체 가격 회복 등 3가지를 꼽았다. 아울러 ‘풍부한 유동성’은 하반기까지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이다. 내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막대한 경기 부양책을 예고했고, 유럽도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국내 증시는 고객예탁금이 60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2021년 유동성 장세의 성격은 속도가 아니라, 경쟁이 될 전망이다”면서 “주식투자에 있어 핵심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당분간 판을 깨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바뀐 투자환경에서 투자자들의 높아진 위험 선호는 주식이 상승할 수 있는 새로운 논리가 된다”고 전망했다.
‘상고하저’를 예상하는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백신 개발 이후의 불확실성과 버핏비율(시총/GDP)을 이유로 제시했다. 워런 버핏은 GDP 비율이 60~80% 구간은 저평가 상태고, 120% 이상이 되면 주식시장이 과열이라고 판단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0.98배(10월 30일 기준)다”면서 “코스피가 2720선에 도달하려면 시총/GDP 비율이 1.08배가 되어야 하는데 이 이상을 도달한 적은 없다. 유동성으로만 1.08배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1~2분기가 연간 정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