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커진 불확실성...상장사 “손실 미리 반영합니다”

입력 2020-11-22 15:21수정 2020-11-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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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코로나 사태가 상반기 실적을 휩쓸자 회계업계에선 ‘EBITDAC’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코로나19로 벌어들이지 못한 현금(C)’까지 얹어 계산해야 한다는 농담에서 비롯됐다. 물론 실무에선 ‘EBITDAC’ 사용은 시기상조라고 경계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회자되면서 눈길을 끈다.

올 3분기 상장사들은 코로나 회복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지만, 감사인들은 여전히 긴장의 끝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자 시장 위험요소를 최대한 고려한 회계감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업계도 이같은 감사 동향을 고려한 사업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3분기 보고서에서 “2020년도 중 코로나19의 장기화 및 확산 우려로 인하여 경제활동 위축 및 경기악화의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는 연결 실체의 매출 감소나 지연, 기존 채권 등 금융상품의 회수 지연 및 이에 따른 손상평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가 연결 실체의 영업, 투자 및 재무활동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와 기간은 아직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상품 관련 회계처리를 중심으로 시장 변동성을 고려한 움직임도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사인 스카이이앤엠은 6월 말 사업보고서에서 보유하고 있는 엑스큐브얼라이언스 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해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평가손실의 계정과목으로 20억 원 규모의 평가 손실을 인식했다.

회사 측은 “엑스쿠브얼라이언스는 공연, 전시가 주 사업”이라며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계획했던 공연ㆍ전시 사업의 시행 여부와 사업성이 불확실해지면서 회사의 순자산 가액을 고려한 평가손실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시중은행 중심으로 코로나19 신용손실 충격에 대비한 충당금 계상이 늘면서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올 3분기까지 개인ㆍ기업ㆍ신용카드 채권 충당금은 작년 말 대비 8472억 원이 늘었다. 이 중 67.4%인 5709억 원이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기대손실률을 고려한 추가 대손 인식분으로 파악됐다. 채권 증가에 따른 충당금은 2763억 원으로 32.6%에 그친다.

KB금융지주는 “통계적 방법론을 활용하여 당반기부터 기대신용손실에 그 효과를 반영했다”며 “코로나 19 영향도가 높은 업종 여신에 대해선 전체기간 기대신용손실 측정 대상(손상미인식) 확대 적용 등 향후 증가할 신용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계업계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정부 등 각종 지원을 고려한 회계처리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올해는 ‘착한 임대료 운동’ 등 임대인과 임차인이 재협상하는 등 임대 조건이 달라진 경우가 잇따랐다. 이 밖에도 △직접 보조금 △면세ㆍ감세 및 세액 공제 △미사용 결손금에 대한 기한 연장 △공공 부담금 감면 △임대료 감면 또는 유예 △저금리 대출 등을 예시로 들었다.

최종학 서울대 교수와 신장훈 삼정회계법인 부대표는 ‘CPA BSI Vol.7(한공회)’에서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현금자산의 손상 및 환율, 상품 변동성 등 금융자산 관련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감사인은 이용 가능한 최선의 정보를 반영해 평가모형을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요소를 최대한 식별하고 다양한 가능성 지표들을 반영해 평가결과를 공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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