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공임대아파트 15곳 재건축 추진
중계1ㆍ가양7단지 재건축 시범지로 선정
내년이면 입주 30년차를 맞는 수도권 1기 신도시(분당ㆍ일산ㆍ평촌ㆍ산본ㆍ중동)에서도 재건축 사업이 궤도에 오른 단지가 나왔다. 일산신도시 백석동 흰돌마을 주공4단지 아파트다. 다른 1기 신도시 아파트에도 재건축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19일 발표한 '노후 공공임대 종합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노후 공공임대아파트 15곳에서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다. 낡은 임대아파트를 헐어 내고, 그 자리에 분양 가구와 임대 가구를 섞은 소셜믹스 단지로 재정비하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준공 20~30년차 공공임대아파트 158곳 중 사업성과 노후도 등을 평가해 재건축 후보지를 선정했다. 새 아파트는 용도지역 종(種) 상향 등을 통해 고밀도로 높여 짓겠다는 게 국토부 구상이다. 내년부터 이주 절차에 들어갈 시범사업지로 서울 노원구 중계동 중계 1단지와 강서구 가양동 가양 7단지가 선정됐다.
나머지 후보지 중 눈에 띄는 곳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흰돌마을 4단지다. 이 단지는 일산신도시가 조성될 때 영구임대아파트로 지어졌다. 총 1141가구로 10~15층짜리 9개 동(棟)이 들어섰다.
'영구임대' 일산신도시 흰돌마을 4단지 재건축 기대감 '솔솔'
국토부, 내년초 공공임대아파트 재건축 일정 확정
현재로선 흰돌마을 4단지가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이 공식화되는 첫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나머지 1기 신도시에선 아직 재건축 추진위원회도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어서다. 1990년대 초중반 조성된 1기 신도시 아파트는 분당신도시(1991년 첫 입주)를 시작으로 내년 이후 줄줄이 입주 30년 차를 맞는다.
국토부가 사업을 확정하기만 하면 공공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소유주 여러 명의 이해가 얽힌 민간 재건축 사업과 달리 공공임대아파트는 소유주가 LH뿐이어서 권리관계가 단순한 덕분이다. 주변 민간 아파트보다 용적률도 낮아 고밀 개발 여지도 충분하다.
흰돌마을 4단지 인근 아파트 단지에선 재건축 후광효과도 기대한다. 국토부 계획대로 토지용도 지역을 종(種) 상향한다면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필요한데, 지구단위계획이 지금껏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을 추진할 때 장애물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흰돌마을 4단지 재건축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이 바뀌면 나머지 단지에서도 재건축 사업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크다. 고양시 백석동 H공인 관계자는 "흰돌마을 4단지와 연계해 재건축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인근 아파트 단지들에선 매물이 쑥 들어갔다"고 전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민간 재건축에 비해선 사업 진행이 빠르겠지만 그래도 재건축 추진 확정부터 입주까지 짧아야 7~8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게 정비업계 설명이다. 빨라야 2030년대에야 재건축 성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내년 초 시범사업지를 제외한 후보지 13곳의 재건축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은 시범사업지 외에는 사업이 최종적으로 정해진 건 아니다"라며 "임차인 의견 등을 받아 재건축 추진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