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선물 변천사 살펴보니
수능 시험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수능 선물' 풍속도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떡·엿 등 전통적인 수능 선물과 달리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수험생들의 방역·건강 이슈가 화두가 되면서 마스크, 무릎담요 등 기능성과 보온성을 강조한 상품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열풍'이 거세진 데 따른 비대면 마케팅도 활발하다. '수능 선물'이 시대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학력고사 시절엔 떡·엿 강세… 신종플루 창궐 땐 방역용품 인기
학력고사를 치르던 시기엔 원하는 대학에 '붙는 것'이 중요했다. 이 때문에 당시엔 '척척 붙으라'라는 의미에서 엿이나 찹쌀떡이 수능 선물로 강세를 보였다. 이후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입시 전형이 바뀐 뒤 문제 푸는 방식이 오지선다형으로 교체되면서 '잘 찍고 잘 풀어라'란 의미의 포크, 휴지 등이 수능 선물로 떠올랐다.
2000년대 들어서는 '웰빙' 열풍이 불면서 몸 상태 관리에 도움을 주고 건강 기능이 강조된 선물이 주목받았다. 비타민, 핫팩, 무릎담요 등이 그 주인공이다. 간편하게 허기를 채우고 머리도 잘 돌아가게 해주는 다크 초콜릿도 인기였다. 전 국민, 특히 수험생을 공포에 몰아넣은 신종플루가 창궐했던 2009년에는 방역용품, 손 세정제와 함께 홍삼, 비타민 등이 각광 받기도 했다.
이후에는 전자시계, 스톱워치 등 '실용템'이 인기였다. 하지만 부정행위 우려에 2016년부터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되자 아날로그 시계인 일명 '수능시계'가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전자기기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부정행위로 간주했기에 '수능 시계 추천템'으로 카시오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나온 아날로그 손목시계가 주목받았다. 현재는 전자담배, 스마트폰 등으로 반입이 금지되는 전자기기 품목군이 더 확대됐다.
◇코로나19에 마스크 등 방역키트…언택트 마케팅까지
24일 G마켓에 따르면 9~22일 최근 2주 동안 건강식품, 발난로, 안마용품 등 수능 관련 용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9%, 19%, 23% 늘었다. 특히 기타 영양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2% 큰 폭의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GS리테일은 수능 수험생들을 위한 선물 및 행사를 기간별로 순차 진행한다. 먼저 KF94 마스크 10개입으로 구성된 '고마워마스크세트'를 삼성카드로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세트를 무료 증정하는 1+1행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이어 합격찹쌀떡 6입, 8입, 10세트 상품을 26일부터 선보인다. 다음 달 1~3일까지 로쉐 기획 세트 11종을 2+1로 묶어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전개할 계획이다.
롯데푸드는 '합격 돼지바' 캠페인을 다음 달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코로나19로 수능이 연기되고 등교를 못 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수험생을 응원하는 이벤트로, '돼지바 수능 합격기원 키트'에 마스크 용품을 추가했다. 합격 돼지바를 구매한 뒤 인증사진을 찍어 개인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합격 돼지바, #돼지바 이벤트 해시태그를 달면, 이벤트 참여자 500명에게 돼지바 수능 합격기원 키트를 전달한다. 돼지바 수능 합격기원 키트는 마스크 2개, 돼지바 핫팩, 돼지바 연필 3자루와 지우개, 컴퓨터용 사인펜, 돼지바 파우치로 구성됐다.
비대면 마케팅도 활발하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수능 응원 제품인 '럭키 스마일'을 선보이며 모바일 교환권 사전 예약 및 구매 고객에게 풍성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 '럭키 스마일' 수능 선물세트로 ‘꿀맛, 합격맛(대)’와 '행운길만 걷자(중)'을 준비했다. 각각 꿀 스틱, 크런치바, 전통엿, 봉봉초콜릿, 찹쌀떡 등을 담았다.
파리바게뜨도 위글위글과 손잡고 내놓은 '2020 수능선물세트'에 언택트 마케팅을 더했다. 수험생들에게 비대면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배달∙픽업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2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2주간 해피오더 앱을 통해 수능 선물 기획 제품을 배달∙픽업 주문 시 10% 혜택 (최대 3000원) 쿠폰과 해피포인트 5% 적립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