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산갤러리 개인전 '스칼렛 페어리'…"여성 상처 치유하고파"
팝아티스트 낸시랭은 19일 서울 마포구 양화로 진산갤러리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Scarlet Fairy)'를 여는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해 낸시랭은 '시선 37.7도', '스칼렛 판타지'에 이어 세 번째로 개인전을 열게 됐다. 낸시랭에게도 이번 개인전은 도전이었다. 그는 "올해만 3개의 개인전을 하게 됐다"며 "개인사 때문에 3년간 못했던 걸 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개인사는 2017년 12월 왕진진과의 혼인신고, 이후 긴 소송 끝에 지난 9월 왕진진과 법적으로 이혼한 것을 가리킨다. 낸시랭은 2018년 10월 왕진진으로부터 성관계 동영상 폭로 협박과 지속해서 감금·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도 자신의 상처를 자신의 시그니처 작품인 터부요기니(Taboo Yogini)에 오롯이 담아냈기 떄문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 18점은 낸시랭의 감정 분출과 욕망 해소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꽃을 배경으로 몸체는 로봇이지만 얼굴은 사람인 '스칼렛'은 '낙인 찍힌 여성'을 의미한다. 낸시랭은 이번 개인전에서 상처를 치유해주며 꿈을 이루어주는 요정 콘셉트 '스칼렛 페어리'를 주제로 다양한 하이퍼리얼리즘 오일페인팅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전 세계 불합리한 고통을 받는 여성과 인간을 대신해 싸우고 치유해주며 꿈까지 이뤄지는 요정의 긍정적이고 행복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리벤지 포르노(디지털 성범죄), 가정 폭행, 강요 협박 등 한 여성이 당하고 겪을 수 있는 모든 걸 다 겪은 저는 어느 순간 저 혼자만의 고통이 아닌 전 세계 여성들의 고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낸시랭은 오는 27일까지인 이번 전시 이후 다음 달 23일부터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아트쇼에서 AP갤러리 초대작가로 작품을 선보인다. 낸시랭은 방송과 미술을 함께하는 자신에 대해 '파인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방송, 미술 다 해내는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셰프, 변호사, 정치인 모두 방송을 하지만 메인 직업이 있잖아요. 우리나라 미술계는 아직 보수적이라서 저는 나왔을 때부터 욕먹었죠. 하지만 제 메인은 '아트'고, 미술 하는 방송인이에요.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