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가가 3.3㎡당 5000만 원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들은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측이 제시한 분양가를 웃도는 수준이어서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기대했던 청약 대기자들은 실망하는 모습이다.
서울 서초구청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래미안 원베일리 택지비 산정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 잠정 확정된 래미안 원베일리 택지비는 ㎡당 4200만 원 수준이다. 통상 택지비는 분양가의 50~70%를 차지하는데 땅값이 비싼 강남지역의 경우 택지비가 분양가 책정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택지비가 확정됨에 따라 조합은 희망 분양가를 산정해 12월 서초구청 분양가심의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1분기에는 분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분양가(일반 분양분의 분양가)는 3.3㎡당 5000만 원 초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확정된 택지비는 물론 건축비까지 감안해 추정한 금액이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기본형 건축비는 647만5000(3.3㎡당)이다. 국토부는 공사비 증감 요인을 반영한 기본형 건축비를 6개월(매년 3월 1일, 9월15일)마다 조정하고 있다.
당초 조합 측이 원한 분양가는 3.3㎡당 최소 5300만 원 수준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조합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나 앞서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시한 분양가(3.3 ㎡당 4891만 원)보다는 높다.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 관계자는 "3.3㎡당 7000만 원이 넘는 인근 '반포 자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고려하면 래미안 원베일리 분양가는 3.3㎡당 5700만 원은 넘어야 한다"면서도 "최근 주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울트라 로또 단지'로 기대하며 분양을 기다렸던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 대기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의 분양가가 HUG의 가격 규제 때보다 비싼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당시 HUG의 가격 규제보다 5~10%가량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청약을 준비 중인 한 예비청약자는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 HUG의 분양가 보다 낮아진다고 해서 기다렸지만 오히려 분양가가 높아지게 됐다"면서 "청약 경쟁률은 더 치열해질텐데 오히려 내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세보다 싼 분양가로 인해 또 다시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아크로 리버파크’ 아파트가 3.3㎡당 1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절반 가격에 분양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는 조합원의 수익이 분양 계약자에게 이전되게 하는 것으로 애초에 가격을 규제한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결국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청약시장 경쟁률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