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4개사 인적분할
4개 회사 자회사로·LG상사 산하 판토스 손회사 편입
LG그룹이 LG상사, LG하우시스 등 5개사 중심의 신규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구본준 LG 고문이 신규 지주회사를 이끌면서 홀로서기가 본격화됐다.
LG는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연료전지, 수처리, LCD(액정표시장치)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매각 등 축소하는 한편, 배터리,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해 왔는데, 이번 분할이 완료되면 3년간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의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LG신설지주(가칭)’가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LG신설지주(가칭)’는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로 구본준 LG 고문(대표이사),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를 각각 내정했다.
또, 김경석, 이지순, 정순원 사외이사 내정자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LG는 내년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5월 1일 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 ‘㈜LG신설지주(가칭)’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되어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 모두 현재의 지주회사 및 상장회사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LG의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상장 자회사인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및 비상장 자회사인 LG MMA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분할비율은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의 별도 재무제표상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에 따른 것으로 ㈜LG 0.912, 신설 지주회사 0.088이다.
LG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진형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는 지속해서 사업 영역과 경영관리 역량을 전문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향후 계열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분할 이후 존속회사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신설 지주회사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각각의 지주회사와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존속회사 ㈜LG는 핵심사업인 전자(가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 화학(석유화학, 배터리, 바이오), 통신서비스(5G, IT)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설 지주회사 산하의 자원개발 및 인프라(LG상사), 물류(판토스), 시스템반도체 설계 (실리콘웍스), 건축자재(LG하우시스) 및 기초소재(LG MMA) 사업은 해당 산업 내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외부 사업 확대 및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을 통해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및 M&A 기회를 모색하고, 기업공개 등 외부 자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동생들이 계열사를 분리해 나가는 ‘형제 독립 경영’ 체제 전통을 이어왔다. 구 고문은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2018년 취임하면서 계열 분리 시나리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LG그룹은 계열 분리에도 불구하고 재계 순위 4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LG그룹 계열 회사는 총 70개이며, 자산총액은 136조9000억 원 선이다. LG상사, LG하우시스와 이들 기업에 딸린 자회사만 계열 분리해도 60개 회사, 약 131조 원의 자산이 남는다.
분할 후 존속회사 ㈜LG는 자산 9조7798억 원이 되며, 신설 지주회사는 자산 9133억 원, 자본 9108억 원, 부채 25억 원, 부채비율 0.3%의 재무구조를 유지하게 된다.
4인 체제의 부회장단에도 변화가 생겼다. LG유플러스 이사회에서는 36년간 LG에 몸담았던 하현회 부회장의 퇴진이 결정됐다. 하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를 만료하고 용퇴한다. 임기 만료 뒤 공식적인 거취는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하 부회장은 구본준 고문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구 고문이 LG그룹에서 분리해 거느리게 되는 LG상사 등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