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이후인 2018년 1~9월, 북·중 무역 57%↓…올해가 감소 폭 더 커
올해 3분기까지 북한의 대중(對中) 무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제재가 시행된 시기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한국무역협회가 27일 발표한 ‘2020년 3/4분기 북한-중국 무역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북·중 무역은 5~6월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였지만, 7월 이후 다시 급격히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로 발생한 북·중 간 무역 감소 폭이 대북제재 때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2017년 하반기 강화된 대북제재가 시행된 이후 2018년 1~9월 북·중 무역은 57% 감소했지만, 2020년 1~9월 북·중 무역은 73%나 감소했다. 11월 현재까지 북한이 국경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북·중 무역 감소 폭은 약 8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북한의 대중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감소했다. 다만, △식용유(-19.3%) △밀가루ㆍ전분(-36%) △설탕(-2.3%) 등 식자재와 △의료용품(-24.6%)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입 감소 폭이 작았다.
북한의 대중 수출도 3분기까지 70% 감소했는데, 특히 △시계(-80.9%) △가발(-89.8%) 등 임가공 제품의 수출이 국경 봉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반면, 올해 1~8월 기준 북한과 러시아 간 무역은 지난해보다 15% 증가했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밀가루(1340%) △설탕(4,324%) 등 식자재와 △의료용품(121.3%) 수입을 전년보다 크게 늘린 결과다.
이들은 북한이 현재 가장 필요로 하는 품목들로, 최근 몇 년간 지속한 제재와 올해 코로나19로 수출이 매우 저조했던 북한의 외화 사정을 고려할 때 러시아 측의 대북지원 성격으로 통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을 위해 7월부터 국경 검역을 더욱 강화하면서 하반기 이후 국경 무역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다, 내년 1월 8차 당 대회를 위한 80일 전투에도 방역에 최우선으로 신경을 쓰고 있어 올해 북·중 무역은 80%대의 큰 감소 폭을 기록할 전망”이라면서도 “북한이 현 수준의 봉쇄를 내년까지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 8차 당 대회 이후 식량과 보건 분야에 대한 수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