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의 운명을 가를 기업심사위원회가 30일 열린다. 이날 결론에 따라 17만 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신라젠 주식은 7개월째 거래 정지된 상황이다.
이날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회사의 상장 유지에 문제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심사 과정으로 심사 대상이 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거래소는 6월 19일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후 8월 6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시 심의를 열기로 한 바 있다.
이날 심사에서 상장 유지가 결정되면 다음 달 1일부터 신라젠의 매매거래가 재개된다. 반면 상장폐지로 가닥이 잡힐 경우 다시 한번 심사를 받게 된다. 이때는 코스닥시장위원회가 15일 이내로 상장폐지나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기심위에서 추가 경영개선기한을 줄 수도 있다. 경영개선기한은 최장 1년까지다.
2006년 설립된 신라젠은 지난 2016년 기술력이 입증된 기업에 일부 상장 요건을 면제해주는 기술 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신라젠 주가는 항암치료제 ‘펙사벡’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공 행진해 한때 시가총액이 8조 원을 웃돌며 코스닥 시장 전체 2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임상시험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폭락했다.
여기에 지난 5월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발생하면서 신라젠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며 거래가 정지됐다. 주가는 1만2100원에 거래 정지됐다.
이달 초 거래소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신라젠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신라젠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16만8778명으로 보유 주식 비율은 87.7%에 달한다.
비영리법인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최근 호소문을 내고 “거래정지 사유는 2013년부터 2016년 3월 상전 전의 혐의이고 상장일은 2016년 12월”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라젠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경영진 교체 등 회사 경영 투명성을 확보했다”며 “소액주주들은 암 정복을 향한 회사의 신약 임상연구 도전을 응원하며 신임 대표와 경영진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