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환경 영향 평가 위해 법인 설립…연내 공장 부지 선정할 예정
SK넥실리스가 폴란드에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평가 조사에 돌입했다.
첫 해외 공장의 적임지를 찾기 위한 작업으로, 연내 유럽과 미국, 동남아시아 중 경제성 등을 고려해 최적의 생산기지를 낙점할 예정이다.
동박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음극 집전체 역할을 하는 소재로, 얇을수록 배터리 고용량화, 경량화에 유리하고 넓고 길수록 고객사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SK넥실리스는 2013년 6㎛(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동박을 세계 최초 양산했고, 2017년에는 5㎛ 동박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 뒤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4㎛ 동박을 30㎞ 길이로 양산하는 데 성공하며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SK넥실리스 폴란드(SK Nexilis Poland sp. z o.o.)를 설립하고 환경 영향 평가 등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환경 영향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법인이 필요하다”며 “해당 법인을 시장 조사 차원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배터리에 사용되는 동박의 수요가 급증하자 해외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후보지를 유럽과 미국, 동남아시아 등 3곳으로 압축하고 고객사와의 접근성, 가격 경쟁력 등을 계산해 최적의 장소를 고를 예정이다.
앞서 김영태 SK넥실리스 사장은 10월 “동남아 쪽은 원가 측면에서, 고객 접근성에서는 유럽이나 미국 쪽이 유리하다”며 “종합적으로 우리한테 적합하고 고객사나 고려요소를 고려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SK넥실리스가 유럽을 택한다면 법인을 세운 폴란드에 생산공장이 세워질 가능성이 크다. 해외공장 건설 발표 초반에는 헝가리가 후보지로 꼽히기도 했다. 폴란드에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의 배터리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역시 SK넥실리스가 고객사와의 접근성이 높은 곳이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현지에서 배터리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SK넥실리스의 투자처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SK넥실리스가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풍부한 인력을 바탕으로 한 저렴한 인건비와 값싼 전기요금 등으로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연내 (해외 생산공장 지역을) 발표할 수 있도록 여러 후보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넥실리스는 해외 공장 건설에 앞서 국내에서도 공격적인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총 3600억 원을 투입해 5공장과 6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이는 각각 2021년 하반기와 2022년 1분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공장들이 완공되면 연간 3만4000톤의 생산능력은 5만2000톤까지 늘어난다. SK넥실리스는 2025년까지 현재 생산능력의 3~4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