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은행이 디지털은행으로 변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위상이 격하되거나 파괴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와 저금리 등 은행권의 어려운 환경을 우려하며 활로로서 '디지털·친환경 전환'을 꼽은 것이다.
김 회장은 1일 취임사에서 "3저(저성장·금리·물가) 현상이 은행의 성장성과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예정된 수순으로 다가올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금리 인상은 부채위험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코로나 극복과 재도약 과정에서 경제의 지원 축으로서 더 많은 은행의 역할이 요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앞으로 은행은 손실흡수 능력, 경영효율화 등을 중심으로 노력해주시고, 은행연합회는 균형 있고 공정한 제도적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탄탄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데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은 2050년 전후 탄소중립과 저탄소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을 정책의 축으로 삼고 있다"며 "국내 은행의 역할도 투자와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친환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중심으로 수정이 시급하다. 은행의 ESG 금융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신사업 기회로 발전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회장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받지 못하다고 평가하며, 이를 바꿔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고객의 로열티로 쌓아올린게 아니라, 수 십 년 동안의 은행업 레거시, 관성적인 고객의 습관, 대마불사 통념 때문이라는 점을 냉정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고객은 은행을 원치 않고 서비스를 원하는 시점서 고객과 은행 간 벌어진 가치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두터운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고객 가치 제고 혁신을 주문하면서도 은행의 안정적인 건전성, 수익성, 성장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은행연합회는 균형있고 공정한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고, 탄탄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임기는 2023년 11월 말까지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