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아 인간의 오감(五感)을 전자기기를 통해 구현 및 측정하는 기술의 연구가 가속하는 가운데 촉각 증강 기술에 활용 가능한 신소재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촉감이나 촉각 증강기술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3D 나노 구조체를 활용해 탄성 변형률이 3배로 향상된 압전 세라믹 소재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촉각 증강 기술은 의료용 로봇을 주축으로 한 로봇 기술뿐만 아니라 촉각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햅틱 디스플레이, 햅틱 장갑 등 정보 전달 기술에 활용할 수 있다. 촉각 증강 분야에서는 전기적-기계적 결합이 있는 압전 재료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압전 재료는 전기적 에너지→기계적 에너지로, 기계적 에너지→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소재다.
촉각 증강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압전 재료의 중요한 특징은 압전 계수와 탄성 변형률이다. 압전 계수는 기계적 힘과 전기적 전하량 간의 변환 효율을 나타내는 수치로써 촉각 증강 장치의 감도에 영향을 준다. 탄성 변형률은 소재가 가질 수 있는 기계적 변형 한계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소재 및 장치가 가지는 유연성에 영향을 준다.
압전 세라믹 소재는 압전 계수는 높으나 탄성 변형률이 낮고, 고분자 소재는 탄성 변형률은 높으나 압전 계수가 낮아 하나의 소재에서 높은 압전 계수와 탄성 변형률을 모두 얻기는 힘들었다.
연구팀은 문제해결을 위해 근접장 나노 패터닝(PnP) 기술 및 원자층 증착(ALD) 기술을 이용해 3차원 나노 트러스(truss) 구조를 갖는 산화물 아연 (ZnO) 세라믹을 제작했다. 또 나노 인덴테이션(Nano-indentation) 기술과 압전 감응 힘 현미경(PFM) 기술을 이용, 제작된 구조체의 높은 기계적 특성과 압전 특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한 압전 아연 산화물 구조체는 100나노미터(㎚) 이하의 두께를 가지면서 내부가 비어있는 트러스 구조체다. 기존 세라믹이 보유하고 있는 내부 결함의 크기를 나노미터 단위로 제한해 재료의 기계적 강도를 증가시켰다. 아연 산화물 트러스 구조체의 탄성 변형률은 10% 수준으로 기존 아연 산화물 대비 3배나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압전 계수 역시 9.2pm/V로 박막 형태의 아연 산화물보다 2배 이상 더 큰 값을 나타냈다.
홍승범 교수는 “시각, 청각에 이어 촉각 구현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류는 장소와 관계없이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것”이라며 “연구 결과를 촉각 증강 소자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공정 측면에서 다소 보강작업이 필요하지만, 소재 활용에 큰 문제가 됐던 기계적 한계를 극복해 압전 세라믹 소자로의 응용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