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대감 상승...대신ㆍ흥국, 내년 코스피 3000 전망
올해 코스피 2번 급등...원화 강세와 흐름 겹쳐
KB증권 "내년 증시 리스크는 '경기 좋아서 생길 유동성 문제'...2분기 유력"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내년 증시 전망에 무게감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내년 1분기까지도 강세를 보이지만, 경기 회복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에 조정 요인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58%(41.65포인트) 오른 2675.90에 거래를 마치며 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1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14% 넘게 상승해 2267선에서 2591선까지 올랐다. 지난달 2591.34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도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이에 연말까지 코스피가 3000포인트 근처까지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대신증권은 내년도 코스피를 3080포인트로 가장 높게 제시했고, 흥국증권 역시 3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경기와 기업이익 모멘텀이 가장 강한 한국의 경우 구조적 성장주와 수출주가 코스피의 상승을 이끌면서 코스피는 3000시대로 진입할 전망"이라면서 "내년 코스피 목표는 3080포인트"라고 밝혔다.
대신증권과 흥국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 지수 최상단으로 2000포인트 후반대를 제시했다. SK증권 2900포인트, 삼성증권 2850포인트, 한국투자증권 2830포인트, NH투자증권·메리츠증권·케이프투자증권 2800포인트, KB증권 2750포인트, 신한투자증권·하나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2700포인트 순이다.
달러 약세도 내년 코스피 랠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코스피 2번의 급등기에는 원화 강세와 겹치는 흐름이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서 1100원 밑으로 떨어지는 구간, 코스피 분기 순이익은 대체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그 나라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라며 "원화 강세가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서인데 수출 실적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는 글로벌 경기 상황이지 환율 변동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달러 약세가 환차손에 부담을 느끼는 '서학 개미'(뉴욕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을 국내로 다시 불러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지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SK증권은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에다가 디플레이션 우려가 큰 탓에 내년에도 주요 중앙은행들의 완화정책으로 유동성 장세의 성격도 이어질 것"이라며 "여기에 우호적인 금융 환경으로 인해 시장참여자들의 높아진 위험 선호까지 더해 지수는 상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연말 급등 후 내년 2분기 조정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01년 이후 11% 이상 급등한 달의 다음 달은 대부분 또 상승했고, 코스피 조정은 6개월 후부터 나올 것이란 분석에서다.
KB증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코스피를 살펴보면 급등한 다음 달도 강세였던 경우는 11번 중 10번으로 많았으며, 평균 상승률은 6.3%였다. 2개월 후인 그 다음 달도 강세를 이어간 경우도 11번 중 8번이었으며, 평균 상승률은 1.9%다.
올해와 같이 1년 내 2번 이상 급등한 경우는 4번 있었는데, 대부분 5~6개월 때에 10% 이상의 수익률을 냈고 6개월이 지난 후엔 급락했다. 실제로 2003년 11월, 2005년 12월, 2009년 8월 이후 코스피는 약 5개월 동안 강세를 보인 후 6개월 이후에는 하락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매크로리스크는 많지만 증시는 생각보다 탄탄하며 내년 1분기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봄에는 조정요인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금리와 물가 상승, 미국 추가 경기부양책 없음 등과 같은 경기가 너무 좋아서 생기는 유동성 문제가 조정의 빌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