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는 설정일인 지난 9월 29일 종가 대비 15.84% 오른 1만1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도 14.92% 상승한 1만1590원을 기록했다. 두 상품보다 두 자릿수의 양호한 성적이지만 비교지수(BM, 벤치마크)인 코스피 대비 초과성과를 목표로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17.33%이었다.
지난 9월 29일 동시 상장한 이들 ETF는 AI의 알고리즘 기반으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원래 액티브 ETF는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지수형 ETF와는 달리 편입 종목과 매매 시점 등을 펀드매니저의 고유 재량으로 결정하고 운용하는 상품인데 AI가 펀드 매니저 역할을 지원하는 셈이다. 거래소 규정에 따라 이들 상품은 운용자산의 70%를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나머지 30%에 대해서는 펀드매니저와 AI의 재량으로 종목을 선별 비중 확대를 결정한다. KODEX는 빅데이터 전문기업 ‘딥서치’와 협력해 개발한 AI를, TIGER는 자체 개발한 AI를 활용한다. 하지만 이처럼 벤치마크를 밑도는 것은 결국 30%에 대한 투자가 초과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가 없이는 액티브 ETF가 제대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형 액티브 ETF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품 운용이 더욱 ‘액티브’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ETF는 현행 규정상 의무적으로 매일 자산구성내역(PDF·Portfolio Deposit File)을 공개해야 한다.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기존 ETF와 달리 액티브 ETF는 투자 종목과 수량 등 투자 전략이 매일 공개되면 투자자들이 이를 복제해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7년 채권형 액티브 ETF가 도입된 이후 3년 가까이 주식형 액티브 ETF가 출범하지 못했던 것도, 처음 국내에 출시된 주식형 액티브 ETF가 AI를 활용하는 방식이 채택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가 액티브 성격을 강화하려면 상관계수를 0.5%까지 낮추는 등의 방안이 고려돼야 AI를 넘어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의 운용전략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다만 PDF 공개와 관련한 규제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