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로파이(Lofi) 음악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는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로파이 음악을 틀어놓는다고 하는데요. 이번 MZ트렌디스에서는 노동요로 인기를 끈 ‘로파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로파이(Low-fi)는 ‘저음질’(Low Fidelity)의 약자로, 본래 잡음을 제거하지 않은 저품질의 소리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로파이 음악은 오래된 카세트테이프 속 음원처럼 멜로디에 잡음과 소음이 섞인 음악인데요. 이를 위해 의도적으로 음질을 낮추거나 라디오 주파수 소리와 잡음을 섞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로파이 음원은 ‘지지직’ 거리거나 빗소리, 부침개 지지는 소리, ‘둥둥’ 거리는 박자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이 특징으로, 보통 잔잔한 재즈나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원이죠.
로파이가 대중화된 것은 유튜브가 한몫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코딩 작업을 할 때 듣는 노래’로 입소문이 나며 많은 사람에게 알렸는데요. 해당 음원은 장시간 집중해야 하는 코딩 작업자를 거쳐 레트로 감성을 선호하는 MZ세대로 인기가 이어졌죠. 그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위한 ‘과제 할 때 집중하기 좋은 노래’, ‘새벽에 공부할 때 듣는 노래’, ‘지브리 로파이,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채워줄 노동요’ 등의 음원을 선보이면서 최대 조회 수 400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평균 1~2시간 이상 흘러나오는 로파이 음원은 유튜브 메인 화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인기입니다. MZ세대들은 왜 이러한 음악을 추구하는 걸까요? 이들이 주로 일할 때 듣는 로파이는 자율감각 쾌락 반응(ASMR)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고 가사가 뚜렷하지 않아 백색소음처럼 느껴져 틀어놓기 좋다고 하는데요. 요즘 세대는 과제나 일을 하는데 배경음악이 너무 자극적이면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때문에 이러한 음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뉴트로(New+Retro)와 힙(Hip) 한 것을 추구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로파이 음원의 소비가 많아진 것이죠.
한편, 로파이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음악 장르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록, 힙합, 재즈에서 발전했습니다. 당시 로파이 음원은 LP나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때의 질감을 추구하며 의도적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가미했는데요. 로파이는 편안한 음악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에 가사 없이 차분한 리듬만 반복하기 때문에 많은 이에게 사랑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노동요로 떠오른 로파이 음원이 실제 업무 효율에 도움이 될까요? 심리학자들은 로파이와 집중력의 상관관계에 관해서 연구된 것은 없지만, 업무 효과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즉, 과제나 업무 시 다른 자극을 차단해주는 효과가 업무의 효율을 높여줄 수도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에 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는 “음악이 자극적이면 우리의 신경을 포획하기도 하지만, 로파이 같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음악은 오히려 다른 소리를 막아주는 차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 “로파이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할 때 스마트폰 등에 주의를 덜 뺏기고 집중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러한 로파이 음원은 플레이리스트만 다루는 전용 채널을 통해 24시간 스트리밍해주는 영상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MZ세대의 일상에서 ‘노동요’ 이상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