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으로 여겨졌던 요거트가 ‘한끼 식사’로 변신하고 있다.
이전에는 딸기, 복숭화 등 과육이 담긴 떠먹는 요거트, 그릭 요거트처럼 무가당, 건강을 강조한 플레인 요거트가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플레인 요거트와 곡물을 함께 담은 간편대용식(CMR) 요거트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호상형 요거트(떠먹는 요거트) 시장은 매년 3~4% 소폭 성장하는 반면, 간편식 요거트(CMR) 시장 규모는 대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328억 원, 2018년 549억 원, 지난해 905억 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176% 늘었다. 특히 올해는 시장 규모가 연말까지 14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닐슨코리아 집계 이후 4배 이상 몸집을 불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떠먹는 요구르트'인 호상 요거트가 수분이 적고 발효유 균이 제일 많이 들어있어 건강도 좋고 포만감도 있다"라면서 "처음에는 딸기 재료 등 믹스 제품이 인기였다가 요거트 본연의 맛을 강조한 플레인, 그릭 요거트가 인기더니 최근에는 잣, 고구마 등을 넣은 가정간편식(HMR) 콘셉트의 요거트로 트렌드가 옮겨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곡물 요거트의 인기는 바쁜 일상 속에서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서 비롯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면역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가정간편식(HMR)도 인기를 끌면서 곡물 요거트 수요가 동반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 요거트에 잣, 밤 등 곡물을 섞어 파는 곡물 요거트를 쏟아내고 있다.
동원F&B는 최근 귀리로 만든 카카오 그래놀라가 담긴 토핑 요거트 ‘덴마크 요거밀’ 3종을 출시했다. 지난 5월 요거트에 과일과 채소를 넣은 ‘덴마크 요거샐러드’를 선보인 데 이은 후속작으로, 2018년 요거트에 통곡물을 넣어 만든 ‘덴마크 요거밀’ 출시 이후 꾸준히 관련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도 2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본다.
올해로 16돌을 맞은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비요뜨'도 최근 곡물 요거트로 변신했다. 지난해 말 오리온과 손잡고 출시한 HMR 콘셉트 요거트 ‘비요뜨 오!그래놀라’다. 기존 시리얼이었던 토핑을 쌀, 귀리, 호밀 등이 합쳐진 그래놀라로 대체했다. 용기를 꺾어 플레인 요거트와 그래놀라를 섞으면 영양 간식 곡물요거트로 거듭나는 셈이다.
컵 타입 곡물 요거트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남양유업은 곡물 요거트 ‘든든한끼 밤&곤약’을 선보였다. 지난해 내놓은 ‘든든한끼 곡물 요거트 2종(오곡고구마·오곡단호박), 지난 6월 ’든든한끼 바나나곤약‘에 이은 떠먹는 요구르트 제품으로, 다이어트 식품인 곤약과 밤을 섞었다. 빙그레도 국내산 고구마와 사과를 섞은 ‘요플레 밀(meal) 호박고구마&사과’를 내놨다. 주로 과일을 첨가했던 기존 요플레 제품과는 달리 고구마를 첨가해 든든함을 챙겼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올해 '비요뜨 오!그래놀라'를 포함한 토핑 요거트 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2배가량 성장했다"라면서 "곡물 요거트 시장도 요거트와 토핑을 섞어 먹는 토핑형 요거트와 아예 섞어서 나오는 컵 타입의 곡물 요거트로 양분돼 몸집을 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