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반등에 은행주가 재주목받고 있다. 내년 금리상승에 대한 가능성이 있고, 이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저평가 구간에 머문다는 분석이다. 실적 호조와 연말 배당 기대감까지 더하면서 몸값을 높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0.73% 내린 3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한 달간 7.0% 올랐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7.6%), 하나금융지주(6.8%), 우리금융지주(4.5%) 등도 반등했다.
시장에선 시장금리 반등이 은행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 실적도 좋아질 수 있어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장기간 동안 은행 주가는 금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며 “원화 강세가 외국인 매도세를 진정시키면서 긍정적인 수급 상황이 전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선진국에서도 금리 반등 움직임이 포착된다. 글로벌 금리의 대표적인 지표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일(현지시간) 0.97%로 마감하면서 한 주간 0.13%포인트(p) 올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1%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경기부양책(2조2000억 달러)과 인프라 관련 재정지출(국채발행) 확대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해 미 국채금리·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경기 부양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조 바이든 민주당 당선인은 확장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이는 국내 금리 상승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은행주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7.6% 증가했다. KB금융지주는 5.9%, 신한금융지주는 3.3% 등 올랐다.
아울러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 중인 일부 금융지주들이 분기배당을 검토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잇따라 밝힌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도 은행주에 우호적인 흐름이 지속 중”이라며 “하락보다는 상승 쪽으로 시장금리가 방향을 잡을 경우 시장은 가치주로 관심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