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희망의 등대 세우자”...크리스마스트리 판매 불티

입력 2020-12-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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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새해 집콕 길어지며 트리 꾸미기에 관심...서방국 판매 전년비 급증 -외국인 노동자 감소·배송 차질에 공급 우려도

▲이탈리아 로마의 베네치아광장에서 8일(현지시간) 행인 두 명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트리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로마/EPA연합뉴스
올해 크리스마스의 최대 인기 상품은 인형도, 게임기도 아닌 ‘트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 조치로 ‘집콕’하는 사람이 늘면서 집안 장식을 위한 트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크리스마스트리 농가협회의 조사 결과, 올해 트리용 나무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폭증했다. 이 중 대부분은 처음으로 트리를 사는 사람들이었다. 스코틀랜드에서 1년에 약 4만 그루의 트리용 나무를 재배하는 로리 영은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20% 늘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을 포함해 다음 달 중순까지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서양에서 가장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에 밖에 다닐 수 없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트리 꾸미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트루글로벌인텔리전스가 2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크리스마스에 선물 대신 자신의 경험에 돈을 쓰겠다’고 답했고, 75%는 ‘트리가 선물이 아닌 경험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다.

트리 품귀 현상은 유럽 전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트리 판매자 카를로스 모랑은 “트리를 사러 온 가족에게 ‘이 나무가 마르려면 3주 이상 걸려 지금 살 수 없다’고 말하자 ‘그럼 다른 나무를 살게요’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독일 바이에른에서 나무 상점을 운영하는 토마스 엠슬란더는 “지난달 말까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트리를 팔았다”고 말했다.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에이미 스타트 미시간주 크리스마스트리 협회 이사는 “판매량이 50%나 폭증했다”고 밝혔다. 버몬트주에서 트리를 재배해 뉴욕 맨해튼 지역에 공급하는 농부 조지 내쉬는 “수요가 미쳤다”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두 배는 늘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트리 수요가 늘자 캐나다의 트리 농장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셜리 브레넌 캐나다 크리스마스트리 협회 이사는 “전국적으로 매출이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트리 매출의 절반은 미국에서 창출된다. 미국에서 가장 큰 트리 판매업체 드라이즈데일트리팜스의 대표 더그 드라이즈데일은 “미국에는 트리가 매우 부족하다”고 표현했다.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가 줄고 배송에 차질이 생겨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매년 1200만 그루의 트리를 재배해 1000만 그루를 수출하는 덴마크는 동유럽 노동자들의 이동이 제한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트리를 파는 스테판 마이어는 “코로나19로 인해 무역량이 줄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제시간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메뚜기도 한 철’이듯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무리 잘 팔려도 1월이 되면 수요가 급감하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대목 잡기가 절실하다. 영국 크리스마스트리 농가 협회의 헤더 패리 대변인은 “아무도 1월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원하지 않는다”며 “12월이라는 한 바구니 안에 달걀을 한꺼번에 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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