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전 수준 회복까지 경기회복 후에도 외환위기땐 1년·금융위기땐 6개월 더 걸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충격이 일시휴직자 급증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고용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과거 위기시에도 경기회복 후 6개월에서 1년 더 걸렸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이같은 패턴과 유사할 전망이다. 다만 과거 위기시 보다 더 길어질지 짧아질지는 코로나19 전개상황 등 불확실성이 많아 현재로서는 판단키 어렵다고 봤다.
1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20년 12월호’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고용충격이 구직단념자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꼽았다. 조업중단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수요위축에 기업 채용이 줄고, 가계의 노동시장 참여가 위축되는 등 노동의 수요와 공급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실업보다는 일시휴직이 크게 확대된 때문이다.
실제 올 2월부터 10월까지 경제활동인구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진, 소위 구직단념자는 월평균 74만7000명에 달했다. 이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월평균치 65만5000명을 웃도는 것이다.
고용충격이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에서 시작해 제조업과 건설업 등으로, 임시일용직에서 시작해 자영업자과 상용직 등으로 각각 확산하고 있는 것도 과거 위기시와는 또 다른 특징이다.
반면, 위기 발발후 취업자수가 빠르게 저점에 도달한 후 회복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과거 위기시와 비슷했다. 실제 3~4월중 취업자수(계절조정)는 3월 대비 102만명(3.7%) 감소한 후 5~10월 중 3분의 1 수준인 34만명 수준 회복에 그치고 있다.
비대칭적 고용회복 패턴은 이번 위기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봤다. 일시휴직자와 실업자의 복직이 상당부분 해소될 때까지 신규채용이 축소·연기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대면서비스업의 업황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 등 높은 불확실성도 고용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고용이 악화하는 기간에 비해 회복이 상당히 느린 비대칭적 회복패턴은 과거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과거 위기시보다) 오래 걸릴지 짧게 걸릴지는 분명하게 말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나 정도, 백신의 상용화 시기나 정도 등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고용부진의 특징으로 일시 휴직자가 많이 증가했다. 이들이 복직해야 신규채용이 본격적으로 늘수 있어 회복단계에서도 과거 위기와 비슷하게 상당히 느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