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토스랩 대표이사의 목표는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것(Make the world better)’이다. 클라우드 기반 협업툴 ‘잔디’가 세상에 나오게 된 이유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이야말로 각자의 분야에서 혁신을 기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잔디는 서비스 초반부터 스타트업을 타깃으로 점차 수요를 확장해갔다. 그는 “생산적이고 쉬운 툴을 통해 일상 속의 작은 성공을 이룬다면 스타트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편으론 작은 기업부터 만족을 시키면서 서비스를 검증하고 이어 중소ㆍ중견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고객 타깃층을 늘리려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업무 중에서도 특히 ‘소통’ 분야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업무 공유와 소통이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는 ‘도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일상생활 속에서 많은 서비스가 나오면서 개인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반면 업무 영역에서는 이런 혁신이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직원 간 협업 비중이 30% 이상인 기업의 경우 협업툴을 도입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잔디는 국내 협업툴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잔디를 사용하는 기업과 단체는 27만 팀을 훌쩍 넘겼고, 국내 메신저 기반 업무용 협업툴 중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 및 리뷰 수를 보유(안드로이드 기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도입에 대한 부담이 적고 사용이 쉬운 잔디의 특성이 유효했다고 봤다. 그는 “잔디는 메신저 형식을 차용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학습 비용이 낮다”며 “또한 초기 도입 비용에 대한 허들도 낮아 기본적으로 많은 이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잔디와 같은 월 구독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김 대표는 SaaS 시장의 성장 속도가 당분간은 매우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통신환경과 스마트 기기들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기기가 발전하는데 그 안에서 구동해야 하는 소프트웨어가 멈춰있을 수는 없으니 이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SaaS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협업툴 외에도 인사나 재무, 고객 관리 등 다양한 업무 소프트웨어가 SaaS 형식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스랩은 올해 9월 140억 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SaaS 시장이 커지고 있고 큰 기업도 참여하겠다 하는 만큼 성장을 서둘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지만 온라인 서비스라는 장점을 살려서 해외로 진출코자 했다”고 말했다. 잔디는 현재 일본,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60여 개 국가에 진출한 상태다.
시장이 커지면서 카카오, 네이버 등 IT 대기업도 SaaS 시장 진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에 관해 묻자 김 대표는 “경쟁이 없다면 매력이 없는 시장이지 않을까”라며 “대기업이 시작한다는 건 시장의 크기가 충분하고 의미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대기업과의 경쟁은 당연히 신경 쓰이지만, 토스랩과 잔디는 협업이란 기능을 뾰족하게 생각하고 시장 반응에 귀 기울이는 것이 강점”이라며 “사용자가 원하는 곳에, 가장 빠르고 넓게 반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토스랩은 잔디를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스마트 워크를 촉진하는 도구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협업툴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많은 업무 기능이 SaaS화 될 것”이라며 “잔디 서비스 플랫폼 내에서 연동하면서 기업 고객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목표이자 방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