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앞에서 수익 챙긴다” 비판도 나와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화이자의 내년 코로나19 백신 매출액은 190억 달러로 전망된다. 화이자의 올해 코로나19 백신 매출은 약 9억7500만 달러로 예상돼 1년 만에 20배 가까이 급증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폐렴 백신이 5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화이자의 전체 매출을 견인했지만, 이제는 코로나19가 견인차 노릇을 한다.
모건스탠리는 앞으로 전 세계가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돼 내년 이후에도 2022~2023년에 화이자 백신 매출이 93억 달러가량일 것으로 내다봤다.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백신을 공동개발했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이익을 나눈다.
골드만삭스는 모더나의 내년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132억 달러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2021~2022년 모더나가 100억~15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모더나는 지난해 매출이 6000만 달러에 불과해 코로나19 백신으로 대박을 터뜨리게 되는 셈이다.
앨런 카 니덤 애널리스트는 “신약 개발의 역사적인 업적”이라며 “신생 회사에서 신기술을 도입해 최악의 전염병에 제때 대비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모더나는 2010년 설립돼 1849년 설립된 화이자 등 다른 제약사에 비해 역사가 짧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모더나에 큰 의미가 있다. 모더나는 mRNA 기반의 백신 개발에 집중해왔지만, 설립 이래 백신을 출시한 적이 없다. mRNA 기술에 기반을 둔 코로나19 백신이 성공을 거둔다면 모더나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매튜 해리슨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mRNA 기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는 모더나의 개발 목록에 있는 다른 백신의 잠재력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더나의 기업가치 중 25% 이상은 다른 mRNA 백신에 달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160만 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상황에서 높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라이벌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J&J)과 아스트라제네카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 비영리로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가격도 화이자가 20달러, 모더나가 32~37달러인데 반해 아스트라제네카는 3~4달러 수준이다.
특히 모더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워프 스피드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금을 받아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세금을 받아 개발해놓고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것이다. 화이자는 “백신 개발 과정에서 행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비용을 자체 조달했다”며 이 같은 비판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