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언택트 쇼핑 편리…자체 정차구역 없어ㆍ주정차 문제가 선결 과제
‘오윈(OWIN)’ 앱을 깔고 회원가입을 한 후 장바구니에 미리 선택해둔 참치마요 삼각김밥을 담자 매장에서 5분 후 수령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서둘러 차량으로 CU 드라이브스루 매장으로 이동해 차량 안에서 제품을 받는다. 앱을 다운로드하고 주문을 한 후 상품을 픽업하는데 걸린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됐지만 편의점은 일부 무인매장이 있을 뿐 여전히 대면거래 비중이 높은 유통채널이다. CU의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는 BGF리테일이 모빌리티 커머스 ‘오윈’과 손잡고 차 안에서 상품 주문부터 수령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2012년 CU에 이어 2017년 GS25가 현장에서 주문받고 상품을 건네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모바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은 CU가 처음이다.
오윈 앱에서 인근 CU 매장을 지정해 삼각김밥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1+1, 2+1 등 행사 상품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제공하고, 각 상품마다 현재 매장 내 재고 수량이 표시된 점이 편리했다. 삼각김밥 1개만 담고 장바구니를 확인했더니 담겨진 상품은 2개로 표시됐다. 사전에 비닐봉투 20원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외 별도의 이용 수수료는 없지만, 최소 주문 금액은 5000원이다.
금액을 맞추기 위해 다른 상품들을 더 담아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주문 수락 후 출발해 주세요’ 라는 메시지를 확인 후 잠시 대기하자 곧 이어 ‘주문 수락’ 완료 메시지가 떴다. 어플 하단 ‘길안내’ 버튼을 클릭하면 티맵(T map)과 올레 내비, 카카오네비, U네비을 고를 수 있고, 선택한 네비게이션을 통해 길안내가 시작된다.
지정한 점포에 도착하고 보니 예상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처럼 자체 정차 구역을 갖추고 여러 점원이 근무하는 대형 점포를 기대했건만, 네비게이션이 안내한 곳은 하필 주차장은 커녕 대로변도 아닌 주택가 이면 1차선 일방통행 좁은 길에 점원 1명뿐인 소형 점포였다.
정차한 후 ‘점원호출’ 버튼을 누르자 점포 근무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순식간에 매장 밖으로 나와 상품이 든 비닐봉지를 건네줬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드라이브 스루 주문이 많냐고 질문을 하자 점원은 “처음 봤어요”라고 답하고 서둘러 매장으로 뛰어들어갔다. 이 서비스는 지난 10일 서울 및 수도권에 론칭했다.
CU가 드라이브 스루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의 편리함보다는 업계에서 편의점 점원의 지옥문이 열렸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편한 아르바이트의 대명사인 편의점 근무가 어느새 치킨을 튀기고, 배달을 위해 상품을 피킹하는 업무에 매장 밖까지 나가 상품을 전달해주는 역할로 확대됐으니 나오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매장 계산 손님 응대가 먼저냐 드라이브 스루 손님이 우선이냐라는 딜레마도 있을 터다.
주정차 문제도 있다. 맥도날드처럼 별도 주차장이나 부지에서 상품을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도로가에 주정차 해야하는 시스템으로, 점포에 손님이 몰릴 경우 픽업이 지연되기 쉽다. 노란색 점선 인근은 5분을 넘겨 정차하면 과태료 대상이 된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주택가 골목이나 주정차가 가능한 도로 인근 점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도입 중이며 점원이 포스 단말기로 고객이 오는 시간을 예측할 수 있어 상품 전달까지 대기 시간이 길지 않다”고 설명했다.
CU는 이달 서울 및 수도권 500여 점포에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우선 도입한 후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약 3000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창원에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GS25나 이마트24도 모바일 주문 드라이브 스루 점포 도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