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반영..미 경기부양책 합의 기대+네고에 상단도 제한
연말 1100원 넘을 듯..1085원~1105원 등락 예상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00원을 터치하는 등 보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7일 소폭 조정을 제외하면 사실상 10일부터 이어진 오름세가 계속되는 셈이다.
외국인의 차익실현 수요가 많다. 코스피시장에서도 사실상 10일부터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외화자금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FX스왑 포인트도 마이너스 폭을 키우며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던 4월 이래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FX스왑포인트 1개월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기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반영되는 분위기다. 다만 위안화 역시 오름폭이 컸다는 점에서 원화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가 1080원대에서 확실히 저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그간 원화 강세폭이 컸던데다 주식도 많이 상승해 연말을 앞두고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봤다. 스팟(현물환율시장)과 FX스왑, 주식시장 흐름이 모두 이같은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기부양책 합의 기대감과 1100원 위에선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많아 상단 역시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연말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위에서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까지 원·달러는 1085원에서 110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4원(0.59%) 오른 109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일(1100.8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엔 1100.3원까지 올라 3일 장중 기록한 1102.0원 이후 처음으로 1100원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1093.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장중 변동폭은 6.8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사흘만에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92.8/1093.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4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글로벌 달러 약세와 상관없이 원·달러가 오르는 분위기다. 외인들이 연말을 앞두고 정리하고 나가는 것 같다. 주식 매도도 많다. 그간 원화가 유독 강세였던데다 주식도 많이 올라 외국인이 연말을 맞아 손익을 확정하는 것 같다. 이 영향에 스왑시장도 어제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전구간에서 무너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080원을 찍으며 단기저점을 본 것 같다. 그 사이 환율이 급격히 빠질 때 수출업체를 걱정하는 등 외환당국 개입이 있었던 것도 일정부문 영향을 미쳤다”며 “연말엔 환율이 1100원 위에서 끝날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1107원 내지 1108원 정도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생각보다 많이 올랐다. 위안화가 장중 꽤 올랐고, 외국인도 주식을 팔았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80원에선 지지를 확인했다.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잦아들었고, 연말이라 그런지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많은 점도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라며 “미국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타결되면 좀 달라질 수 있겠다. 1100원 넘으면 네고도 많고, 당장 거리두기 3단계로 갈 가능성도 낮아 상단도 막히는 흐름이다. 연말까지 원·달러는 1085원에서 1105원 정도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9엔(0.28%) 오른 103.36엔을, 유로·달러는 0.0021달러(0.17%) 내린 1.2249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16위안(0.17%) 상승한 6.5267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75포인트(0.06%) 오른 2772.18을 기록해 이틀만에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외국인은 1942억2300만원어치를 매도해 이틀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16일 소량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10일부터 순매도를 지속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