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 전문가들은 반도체, 2차전지와 같은 주도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과거의 통계에 따르면 다음 해 이익 조정 비율 변화가 양호했던 업종의 12월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실적을 잘 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 = 약 15년 만에 주식시장으로 유의미한 유동성이 유입됐다. 현재 증시 주변 자금은 사상 최고치다. 주식형펀드는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개인 직접투자자금과 부동자금의 급증이 배경이다. ‘투자는 개개인의 판단 몫’이라는 대전제를 떠나 시장 참가자라면 어떻게 해야 새로운 자금의 성공적 안착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할 듯하다.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과거의 패턴과 유사한 면이 있어 걱정된다. ‘잦은 매매’가 빠르게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의 순환매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볼 수 있지만, 현재의 시장 국면을 감안할 때는 투자의 성공확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KOSPI의 경우 최근 하루평균 회전율(주식 수 기준)이 2%~3%대로 급증했는데 지난 4월의 가파른 반등 국면 수준으로 다시 올라섰고, 2003년 이후 최고레벨이다. KOSDAQ의 경우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높은 탓에 하루평균 회전율(주식수 기준)은 5%대로 올라섰다. 하루평균 회전율 5%의 의미는 하루에 상장 주식의 5%가 거래되고, 한 달이면 상장 주식 전부가 한 번씩 거래됨을 뜻한다.
종목의 손바뀜이 빠른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최근 시장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는 점이 걱정이다. 상승 종목 수가 압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KOSPI의 경우 지난 4월의 급등장에서는 전체 종목 수에서 상승 종목 수의 비중이 평균 60~70%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40% 중반에 그치고 있다. KOSDAQ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수는 빠르게 상승했지만, 종목 측면에서 수익을 냈을 확률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종목 간 온도 차는 더 심하다. 최근 1개월간 KOSPI와 KOSDAQ의 종목 성과의 분포도를 보면 KOSPI에서는 상위 27%의 종목이 시장(Index)보다 우월한 성과(월간 10% 이상 상승)를 나타냈고, 20% 이상 상승한 종목 수는 전체 상장 종목 수 내 12.7%에 그친다. 반대로 10% 미만으로 상승했거나 오히려 하락한 종목은 전체의 73%에 달한다. 어떤 종목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성과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며 지난 4월과는 달리 최근 한 달은 절대 수익조차 내기도 쉽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KOSDAQ도 비슷하다. 최근 한 달간 10% 이상 상승한 종목 비중은 28.6%, 20% 이상 상승한 종목은 13.8%에 그친다. 10% 미만으로 상승했거나 하락한 종목은 71.4%다.
지금은 활발한 매매를 통한 투자의 성공 확률이 떨어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방법은 확률을 높이는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 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 산업 내 과점적 우위를 가진 기업에 집중하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부터는 핵심적인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투자자마다 각자의 투자 기간이 다를 수 있는 탓에 소수의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성과 혹은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도주에 투자 비중을 할애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 한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이 지난 11월 2000조 원을 돌파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주 2200조 원을 넘어섰다. KOSPI의 상승 속도는 소폭 완만해지고 있다. 12월 KOSPI 내 단기 과열 종목 증가와 외국인 자금의 대형주 중심 순매도 전환 탓이다.
남은 12월은 도약을 위한 준비 기간이다. 긍정적 정책 환경이 유효한 가운데 환율과 수급의 일시적 변화를 소화하고 나면 새해에는 KOSPI의 앞자리가 3으로 바뀌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적 측면에서 보면 매해 12월 중순 전후로 4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시작되는데 올해는 그 속도가 완만하다. 분기 초 대비 KOSPI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8% 하향 조정 중이고 이는 2010년 이후 평균(-9%) 수준이다. 연말에 반복되는 특징 중 하나는 4분기 실적 눈높이 조정 과정에서 이익 조정 비율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업종에 관한 관심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2010년 이후 12월 상대 수익률이 우수했던 업종은 4분기 대비 다음 해의 이익 조정 비율 변화가 양호했던 업종이었다.
올해 12월에는 디스플레이, 철강, 반도체,건설 등 업종이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로 KOSPI 대비 아웃퍼폼 중이며 실적 기대가 유효하나 상대적으로 부진한 업종에 관해서도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