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도 개인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이 유일한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에도 개인이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배당락일 이후로 가능할 전망이다. 외국인은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배당정책 제고가 기대되는 코스피200내 정보기술(IT), 지주 등 일부 대형종목은 배당락일 시가에 비중을 늘리는 전략도 유효할 전망이다.
◇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 각국이 방출한 막대한 유동성으로 글로벌 차원의 증시 랠리가 펼쳐졌다. 개인의 직접 투자도 많이 증가했다. 한국의 ‘동학개미’와 미국의 ‘로빈후더’가 대표적이다.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도 늘어났다. 한국은 전년 대비 4.5%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랠리가 이어질수록 자금이 지속 유입돼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급락 이후 반등을 경험한 학습효과와 주가 상승으로 추종 매매가 늘어났지만, 주식이 유일한 투자 대안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서울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2018년 이후 가팔라졌다. 현재 중산층이 서울 지역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12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소득을 모아야 한다. 불과 2년 전에는 9년이 걸렸다. 소득이 재산으로 축적되는 속도보다 집값이 더 빠르게 올라갔다. 실물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재산소득을 늘리는 게 대안이 됐고 중심에는 주식이 있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를 앞지른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예금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는 동안 배당수익률은 지속 상승했다. 과거 대비 국내 증시의 이익 안정성이 제고됐고 주주 친화정책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주식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 수준으로 역대 최대다. 밸류에이션 상승에도 현재 주식 기대수익률과 정기예금 금리와의 차이는 부담스럽지 않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저금리에 따른 주식 투자 매력이 존재한다.
팬데믹 국면이 지속하면서 위기 대응을 위해 방출된 시중 유동성은 당분간 풍부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스탠스가 지속되는 한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이 더 이어질 수 있다. 다른 자산 대비 주식의 상대 매력이 높아진 것도 내년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수 유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개인 투자자의 매수 랠리에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2007년 증시 활황기 때보다 낮다. 내년에도 개인이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최소한 지수 하단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요인이다.
◇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 2020년은 어느 때보다 연말 배당 관련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가능성과 일부 기업 배당정책 제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배당 예상치 형성에 어려움을 제공했다. 23일 코스피200 선물베이시스(선물과현물간가격차)는 하루평균 마이너스(-) 5.9포인트를 기록했다. 현물 배당수익을 겨냥한 금융투자와 개인 현물 순매수가 현물가격 고평가를 견인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12월 동시 만기 이후 코스피200 현물을 5920여억 원 순매도했지만, 같은 기간 선물을 1만2200여 계약 순매수하며 국내시장 익스포저를 확대했다. 외국인 현물 수급은 배당락 이후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어 대형주 상대 수익률 제고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20년 연말 코스피200 예상배당수익률은 1.5%로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9000억 달러 추가 부양책 의회 통과 직후 개인당 600달러 현금지급액을 2000달러로 증액해야한다고 발언했다. 이를 포함하지 않으면 부양책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23일 미국 주식시장 전 야간선물지수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 선물지수는 개장 전 회복했고, 아시아와 유럽주식시장 상승을 고려했을 때 불확실성 장기화를 우려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의회 합의 내용을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크게 유발할 재료는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코스피 레벨에는 배당 관련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기대감은 전통적 배당주보다 코스피200 내 배당정책 제고가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돼 있다. 외국인이 선물 위주로 국내 익스포저를 늘리는 환경에서 대형주 상대 수익률은 연말까지 다소 둔화할 수 있는 환경이다. 대형주 상대 수익률이 재차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은 외국인이 현물 순매수로 전환하는 2021년 초다. 투자자들의 배당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서 배당정책 제고 기대가 크게 반영된 종목들은 배당락도 클 수 있다.
배당정책 제고가 기대되는 코스피200내 정보기술(IT), 지주 등 일부 대형종목은 배당락일 시가에 비중을 늘리는 전략도 유효할 전망이다. 현·선물 가격 정상화시 외국인 투자자 현물 순매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선택을 지속해서 받아온 반도체, 2차전지, 헬스케어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도 있다. 해당업종들은 글로벌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