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인 이케아와 코스트코가 국내 유통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노조가 열악한 근무 환경을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이케아 노조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파업하기로 하면서 연휴 대목에 비상등이 켜졌다.
24일 이케아 노조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날부터 나흘간 파업에 돌입한다. 파업 인원은 광명점과 고양점, 기흥점, CSC콜센터 소속 800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케아는 외국법인과 차별 대우를 넘어서 한국 대형마트 업계 평균 수준의 요구도 거부하고 있어 파업에 나선다”면서 “회사는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케아는 2월 한국 시장 진출 6년 만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이케아노조를 설립했다. 곧바로 노조는 △의무휴업보장 △일 최소 6시간 근무 △출근사이 14시간 휴식 보장 △임금체계 개편 △병가제도 확대 △무상급식 등을 요구하며 7개월 전부터 사측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
노조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의 경우 회사 측이 식대를 제공하지만, 이케아는 회사와 노동자가 1대1로 분담하고, 휴게시간도 국내 유통사가 15~30분씩 주어지는 반면 이케아는 아예 없다는 주장이다. 노동 시간도 대형마트가 주당 35시간과 40시간 등인데 비해 이케아는 16~40시간의 단시간 노동이 대부분이며, 경조사 지원금 및 상여금도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협상은 순탄치 않다. 10월 교섭이 결렬됐고, 11월 3일에는 쟁의에 돌입했다. 이어 이달 12일에는 교섭 자리가 마련됐지만, 이케아 측은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식대 500원 정도만 추가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800여 명이 파업에 돌입하며 출근하지 않고 있지만 오히려 이케아 측은 이날부터 내년 1월 19일까지 각종 텍스타일과 블루투스 스피커, 주방용품 등 다양한 홈퍼니싱 제품 등을 최대 70% 할인에 나서며 고객몰이 나섰다. 회사 측은 파업 공백을 매니저 및 스토어 근무자 등으로 메꾼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장기 저장 목적 소비로 함박 웃음을 짓고 있던 코스트코에서도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내부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마트산업노조는 16일 “최근 대구와 의정부 상봉, 양재점 등에서 직원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 코스트코는 확진자 발생정보와 이에 대한 조치사항을 직원들과 회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또한 확진자 접촉을 보고하는 직원들을 공가 처리가 아닌 강제 연차, 병가 소진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기자 회견을 열기도 했다.
노조는 코스트코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마스크가 KF인증을 받은 비말차단 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로 지급되고, 대규모 점포의 영업 시간 제한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현재 양재점과 하남점 등 전국 16개 점포에서 10분에서 30분 가량 회원들을 정해진 영업시간보다 일찍 입장시키는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에 따르면, 특별자치시장과 시장, 군수, 구청장은 오전 0시부터 오전10시까지 범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으며, 영업을 했을 경우 제52조에 따라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또한 동법 제13조의4에 의하면 영업시간제한을 1년 이내에 3회 이상 위반하는 경우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다.
코스트코는 2015년 3조5000억 원이던 국내 매출이 2018년 4조1709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4조5229억 원을 기록하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2017년 송도점, 지난해 하남점을 개장하며 주변 상인과 협상 의무를 어기고 과태료를 납부하면서 영업을 강행하는 등 ‘배짱 영업’으로 논란을 낳기도 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코스트코지회’는 올해 8월 설립됐다. 코스트코가 한국에 진출한 지 26년 만으로, 이 회사는 국내에서 1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코스트코코리아에서 일하는 직원은 5500명 정도다. 내년 하반기에는 김해점이 오픈 예정됐고, 이어 전북 익산점과 서울 구로구 고척점, 인천 청라점 등이 줄줄이 출격 대기 중이다.